美 국가정보국 2인자 등
거물급 인사들, AWS 행사 참가
[ 송형석 기자 ]
수잔 고든 미국 국가정보국 수석부국장, 존 페라리 미국 육군 프로그램 분석평가(PA&E) 담당 소장, 케네스 보웬 미국 국방부 특별 접근 프로그램 최고정보책임자(CIO)….
지난 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공공부문 서밋 2019’에 참석한 미국 정부 측 연사들의 명단이다. 하나같이 민간 기업이 주최한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 거물급이다. 고든 수석부국장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미국 내 16개 정보기관을 관리하는 국가정보국의 2인자다. 다른 기관에서도 정보기술(IT) 관련 의사결정을 맡는 CIO 등 최고위급 인사들이 연사로 참여했다.
AWS의 팬 자처하는 美 정부
이들은 “공공부문 데이터를 잘 활용해야 혁신이 가능하다”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선 클라우드 도입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고든 수석부국장은 “2013년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처음 도입했다”며 “되돌아보면 우리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윤정원 AWS코리아 공공부문 대표는 미국 공공기관이 민간 클라우드의 신봉자로 바뀐 이유를 “민첩성과 효율성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의 IT 인프라는 대부분 노후화한 상태다. 해당 기관에서만 쓸 수 있는 맞춤형으로 구축한 경우도 많다. 비용이 많이 들고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AI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민간 업체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보안 때문에 클라우드 옮겼다”
초기부터 공공부문에 공을 들인 AWS가 공공부문 클라우드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테리사 칼슨 AWS 월드와이드 공공사업 부문 총괄부사장은 “현재 세계 5000여 개 정부 기관과 1만여 개 교육기관, 2만8000개의 비영리단체가 AWS 클라우드를 쓴다”며 “공공기관을 위해 2011년 미국에 따로 만든 ‘AWS 거브클라우드’는 연평균 성장률이 185%에 이를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대조적인 것은 민간 클라우드 보안에 대한 인식이었다. 연사로 참여한 정부 관계자 대부분이 “보안 강화가 클라우드 도입 목적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집안에 있는 ‘작은 금고’보다 은행에 있는 ‘큰 금고’가 더 안전하다는 논리였다. 미국 정부가 인증하는 보안 기준인 페드램프(FedRAMP)를 통과한 솔루션이면 보안에는 문제가 없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국 정부와 공공기관들은 반대다. 보안에 대한 우려로 데이터를 민간 업체에 보관하는 것 자체를 꺼림칙해 한다. 클라우드를 도입한 곳도 대부분 데이터센터 내에 독립된 망을 구축해야 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선택한다. 외부 망과의 연결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외부 데이터를 끌어들여 데이터의 효용을 높이는 클라우드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어렵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데이터의 일부를 민간 클라우드에 맡긴 기관은 153개다. 전체 공공기관의 32.8%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까지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기관의 비중을 4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대국민 정보 서비스 등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데이터들만 맡긴 사례가 대부분이다.
워싱턴=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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