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외면에 집행부 손들어"
13일부터 정상가동·임단협 재개
[ 장창민/도병욱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전면 파업을 풀기로 했다. 회사도 부산공장 야간 가동을 중단하는 ‘부분 직장 폐쇄’를 철회하기로 했다. 노사가 “공멸만은 막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에 극적 결정을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13일부터 기존 주·야간 2교대 근무제를 유지하고 정상 조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본지 6월 12일자 A1, 10면 참조
르노삼성 노조는 12일 전면 파업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일 회사에 ‘심각한 타격’을 주겠다며 전면 파업을 선언한 지 8일 만이다. 노조는 “부산고용노동청 등 당국의 적극적 교섭 권유를 받아들여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전면 파업을 철회한다”며 “부산공장 생산라인은 13일부터 정상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측도 ‘부분 직장 폐쇄’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노조가 전면 파업을 거두겠다는 의사를 먼저 밝혀옴에 따라 회사도 부분 직장 폐쇄 방침을 접기로 했다”며 “13일부터 부산공장은 기존 주·야간 2교대 근무 형태로 운영된다”고 했다. 르노삼성은 12일 부분 직장 폐쇄에 나서면서 생산직 근무 형태를 기존 주·야간 2교대에서 주간 1교대로 전환했다. 이를 하루 만에 바꾸기로 결정한 것이다.
노사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도 재개했다. 실무 교섭을 통해 다시 임단협 협상 안건을 조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르노삼성 노사 관계는 최악의 상태로 치달았다. 노사가 지난달 16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같은 달 21일 치러진 조합원 찬반투표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다. 결국 노조 집행부는 이달 5일 무기한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 강경 투쟁을 고집하는 노조 집행부와 무리한 파업을 거부하는 일반 조합원 사이에 ‘노노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면 파업 여파로 생산량은 뚝 떨어졌다.
얼어붙었던 노사는 고용노동 당국의 중재로 다시 물밑 대화의 물꼬를 튼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갈등 장기화에 따른 여론 악화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르노삼성뿐만 아니라 260여 곳의 협력업체(1차 협력사 기준)와 부산·경남 지역경제까지 무너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르노삼성 노조가 사실상 ‘백기투항’을 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노조 집행부가 전면 파업을 선언했지만 부산공장 노조원 60% 이상이 파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여기다 사측이 ‘부분 직장 폐쇄’라는 초강수를 둔 게 먹혀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사는 노조를 상대로 이날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파업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하겠다고 압박했다. 이런 이유로 노조 집행부가 손을 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르노삼성 노사 임단협 협상이 재개됐지만 여전히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는 기본급 인상 등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며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장창민/도병욱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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