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가까이 미뤄진 분양…건설사들 "속 타"
"청약 기회 두 번…중흥·대방+대우"
분양가, 주변 시세 밑돌아…청약조건 문턱도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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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달 안 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분양업체 A씨)
지난 12일 경기도 파주시 와동동 일대의 모델하우스촌.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 운정3지구에 공급될 새 아파트들의 모델하우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오는 14일 대우건설, 중흥건설, 대방건설 등 3개사는 모델하우스를 동시에 열고 2792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3개사들의 얘기는 한결 같았다. '흥행대박'을 바라기 보다는 실수요자들의 제대로 된 관심과 평가를 받자는 입장이었다. 관계자들 또한 절실한 마음을 전했다. 현장에서는 '최악만은 피했으면', '완판은 아니더라도 청약마감은 하자' 등의 결의들이 들려왔다.
운정신도시는 2003년 지정돼 현재도 조성중인 대표적인 서북권 신도시다. 총 3개의 지구로 이뤄지는 운정신도시는 1지구와 2지구의 조성이 마무리 단계다. 2지구에서는 '운정신도시 아이파크'가 내년 준공을 앞두고 공사중이었고, 분양은 몇 개의 필지만 남겨진 상태다.
이번에 분양되는 지역은 운정3지구다. 3지구에서 첫 분양 아파트가 나오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토지를 보상하고 조성하는데 장시간이 소요됐고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분양하기까지도 학교문제, 도로문제, 교통문제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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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정부의 잇단 발표와 달라지는 남북관계에 운정3지구 분양은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지난해 남과 북이 화해의 무드를 타고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A노선이 확정될 때에는 꽃길이 예상됐지만, 이 모든 호재들은 고양창릉에 3기 신도시가 발표되면서 기운이 빠졌다. 기존 운정신도시 주민들이 집회를 시작한 것도 2기 신도시를 홀대한다는 생각에서다.
주민들 뿐만이 아니었다. 건설사들도 고민에 빠졌다. 분양은 미뤄졌고 상품도 다시 매만졌다. 그러다가 먼저 매 맞을 각오로 나선 3개사는 대우건설, 중흥건설, 대방건설이다. 3개사는 모델하우스를 동시에 개관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당첨자 발표일을 조정했다.
수요자들은 두 번의 청약이 가능할 전망이다. 오는 26일 당첨자를 발표하는 중흥건설의 ‘운정 중흥 S-클래스'(A29블록·1262가구)와 대방건설 ‘운정 1차 대방노블랜드'(A28블록·820가구) 중 한 군데와 대우건설의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A14블록·710가구)에 청약할 수 있다.
운정 중흥 S-클래스와 운정 1차 대방노블랜드는 운정신도시에서 남서쪽이자, 계획된 GTX 운정역의 서측에 있다.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는 운정신도시 2지구의 북측에 있으며, 운정역의 동북측에 있는 단지다. 입지가 다소 차이나는 만큼 예비 청약자라면 두 번의 기회를 노릴만하다.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았다지만, 기대되는 부분은 '분양가'다. 운정3지구는 공공택지인만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3개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1100만원대 후반에서 1200만원대에 책정될 예정이다. 전용 84㎡ 기준으로는 3억원 중후반부터 4억원 초반이라는 얘기다. 운정신도시에서는 지난해 입주한 새 아파트들의 매매가가 3.3㎡당 1500만원을 넘나들고 있다.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전용 84㎡)의 경우 지난 4월 4억6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고, 호가는 5억원 이상이다. 내년 입주 예정인 '운정신도시 아이파크'의 분양권 거래는 활발한 편이다. 이달에만 3건이 성사됐고, 전용 84㎡의 분양권 시세는 4억5000만원 안팎에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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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이 수월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전매제한은 3년이지만, 비규제지역이기 때문에 청약조건이 까다롭지 않다. 청약통장이 1년 이상이라면, 당첨이력이나 주택소유에 상관없이 청약이 가능하다. 가점제 비율도 적다. 공공택지에서 투기과열지구(100%)나 조정대상지역(75%)에서는 전용 85㎡ 미만의 주택에 대한 가점제 비율이 높다. 그러나 운정3지구에서는 40%밖에 되지 않는다. 낮은 가점으로도 당첨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운정3지구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너나 할 것없이 다 같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며 "수요자들이 무조건 배척하기 보다는 관심을 갖고 살펴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는 대우건설이 '뉴 푸르지오'의 콘셉트를 발표한 후 처음으로 분양하는 단지다. 단지의 외관은 물론, 상품 곳곳에 새로운 콘셉트들이 적용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운정신도시에서 브랜드 아파트인 이른바 '힐푸아(힐스테이트·푸르지오·아이파크)'가 시세를 주도하는 만큼 브랜드의 영향력을 믿고 있다. 상품에서는 전용 84㎡C형을 눈여겨 볼만하다. 710가구가 모두 4베이로 구성됐는데, 84㎡C형은 특히 알파룸에 베타룸까지 구성이 가능해 방을 최대 5개까지 쓸 수 있다.
중흥건설의 '운정 중흥 S-클래스'는 이번 분양에서 가장 규모가 큰 1262가구다. 규모만큼 공사기간이 길다보니 2022년 5월 입주 예정이다. 입주 전에 전매가 가능한 단지다. 단지 주변에 공원과 녹지들이 둘러싸고 있다. 중심상업지구가 단지 남측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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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59㎡A형과 84㎡A형 절반 가량이 판상형의 정남향으로 배치된다. 단지가 일자형으로 시원하게 놓여지고 어린이집도 별도의 동으로 들어선다. 커뮤니티센터에는 다목적 실내체육관, 탁구장, 대형 실내 골프 연습장 등이 갖춰질 예정이다. 556가구가 조성되는 전용 84㎡A형은 판상형에 4베이 설계가 적용됐다. 현관에 3면으로 신발장이 있고, 주방에 팬트리를 비롯해 안방 드레스룸까지 수납공간이 풍부하다.
대방건설 ‘운정 1차 대방노블랜드'는 3.3㎡당 분양가가 3개 단지 중 가장 낮게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남서쪽에는 초등학교 부지가 있는 이른바 초등학교를 품은 단지다. 유치원과 중학교 부지도 계획됐다. 도로를 건너지 않고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안전한 통학환경이 장점이다.
한편 파주 운정3지구는 운정신도시의 마지막 개발지구로 715만㎡ 부지에 공동주택(아파트) 3만5706가구가 계획됐다. 앞서 공급된 운정 1·2지구(4만4464가구)와 합치면 일산신도시(총 7만4735가구)보다 큰 도시가 될 전망이다. 서울까지 20분대에 접근 가능한 GTX A노선 운정역(2023년 예정)이 신설되고, 청룡두천 수변공원과 체육공원이 어우러진 대규모 수변생태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파주=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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