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기에 연 2.17% 금리로 발행 확정
나머지 외평채 10억달러에도 30억달러 수요 몰려
≪이 기사는 06월13일(09:3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 정부가 사상 최저금리로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대규모 투자수요가 몰린 데 힘입어 지금까지 해외에서 발행된 한국채권 중 가장 낮은 금리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속가능채권은 자금사용 목적이 친환경 투자와 저소득층 지원, 인프라 구축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로만 한정된 채권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15억달러(약 1조7700억원) 규모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위해 전날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해외 168개 기관투자가가 총 48억달러(약 5조6800억원)의 매수주문을 넣었다. 지속가능채권 형태로 발행되는 5년물에 모집금액(5억달러)의 세 배가 넘는 18억달러, 일반 선순위채 10억달러어치로 발행되는 10년물에 30억달러씩 들어왔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HSBC, JP모간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넉넉한 투자수요가 몰린 덕분에 이번 외평채는 사상 최저금리로 발행된다. 5년물은 같은 만기의 미국 국채 대비 0.3%포인트 높은 연 2.17%, 10년물은 0.55%포인트 높은 연 2.66% 수준으로 결정됐다. 한국 정부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AA’(안정적)다.
최근 미국과 북한이 친서를 통해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북한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완화되고 있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재점화로 신흥국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최근 미북 관계 개선으로 시장 분위기가 다소 회복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우량한 신용도도 흥행에 한 몫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지속가능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투자를 포함한 다양한 공적 목적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한국투자공사(KIC)에 자금을 넣는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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