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정근로자→공동협력의무 조항으로 합의
네이버 측 "이해진 GIO와 무관" 해명
네이버 노사가 지난해 5월 노사 첫 상견례 이후 13개월만에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협정근로자 조항은 노사가 한발씩 양보하면서 '공동협력의무' 조항으로 합의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사는 리프레시 휴가 확대를 비롯한 단체협약 전문 포함 92개 조항에 잠정합의했다.
노사 합의안에는 리프레시 플러스 휴가 15일 추가 부여(최초 발생 2년 만근시, 이후 3년마다 발생), 육아휴직 2년으로 확대, 배우자 출산휴가 10일, 난임휴가 유급 3일 등이 복지제도 개선 합의안으로 포함됐다. 또 인센티브 지급기주과 주요 경영사항 설명 조항, 노동조합 홍보 시간이 보장되도록 합의를 이뤘다.
네이버 노사는 지난 1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노조와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이후 4일 뒤인 5일부터 시작해 6일까지 16시간 30분간 마라톤 교섭을 이어갔다. 이 GIO는 지난 1일 사내 게시판에 "오는 12일 한국으로 돌아갈 것 같으니 그 이후로 (만남) 날짜를 빠르게 잡아보자"고 밝혔다. 이 GIO는 해당 발언과 "토론회도 네이버답게 생중계로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 GIO가 노사 협상 타결에 물꼬를 터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노사 문제로 사내 게시판에 갑론을박이 벌어지던 차, 이 GIO가 직접 밝힌 입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합의는 이 GIO가 노조 요구에 응답한지 2주일도 안돼 이뤄지면서 이 GIO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네이버 측은 이번 노사 타결은 이 GIO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 GIO가 말한 공개토론에 대해서도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네이버 관계자는 “(토론회 발언이 노사 문제와는) 무관하고 회사의 창업자로서 회사의 후배들과 회사 서비스 철학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노사가 극적인 타결은 이뤘지만, 이와 무관하게 이 GIO와 직원들의 생중계 토론은 예정대로 이뤄질 전망이다. 토론회와 관련해서는 이 GIO의 의지만 피력됐을 뿐, 날짜나 형식 등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토론회와 관련해)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노조는 네이버 법인 외 자회사 및 손자회사에 해당하는 5개 법인에 대한 교섭이 끝나기 전에는 농성장을 철수하지 않고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오세윤 지회장은 "네이버 법인이 인터넷게임업계 최초로 쟁의권을 갖는 등 진통 속에서도 결국 합의점을 찾은 만큼 현재 교섭 난항을 겪고 있는 자회사와 손자회 사 교섭도 합의점을 찾길 기대한다"며 "네이버가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근로조건 개선과 노동권 존중을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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