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멘탈 헬스케어 시장 규모
2025년 44억弗로 성장 전망
집에서 정신질환 치료 '눈앞'
옴니씨앤에스, 뇌파·맥박측정기
누적피로도·집중도 등 심리 측정
[ 임유 기자 ] 멘탈 헬스케어 시장 뜬다
멘탈 헬스케어 산업이 꿈틀대고 있다. 기업 현장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스트레스 관리에 관심을 두는 곳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정신건강이 임직원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판단에서다. 장석우 한국심리훈련연구소 대표는 “정신건강은 육체건강의 부차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웰빙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확산하면서 내면의 안정을 추구하는 멘탈 헬스케어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직무스트레스 관리에 관심 두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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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사내에 명상실, 심리 카페 등을 운영해온 LG디스플레이는 2년 전 경북 문경의 한 폐교를 ‘힐링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임직원의 심신 건강관리 전용시설인 이 센터는 명상, 컬러 테라피, 아로마 테라피, 소통 스킬 훈련 등 여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도 1000억원을 투자해 경북 영덕에 명상을 테마로 한 연수원을 열고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직무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개발 전문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멘탈 헬스케어 벤처기업 메딕션은 유럽의 다자간 공동 펀딩 연구개발사업인 유로스타2를 통해 직무 스트레스를 진단하고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덴마크 컨설팅 기업, 중앙대병원 등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2~3개 노조가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 중이다. 김석민 메딕션 대표는 “타워크레인, 레미콘 등 위험 직종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졸음 사고 등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산업 안전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했다.
“심리 상태 검진 대중화시대 온다”
체지방 분석기가 대중화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부터다. 지금은 모든 사람이 자연스럽게 근육량, 체지방 등을 측정한다. 김용훈 옴니씨앤에스 대표는 “건강검진센터에서 체지방 분석기를 쓰는 게 익숙해졌듯 자신의 심리 상태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관리하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전망했다.
옴니씨앤에스는 뇌파와 맥파를 측정해 스트레스, 정신 부하도, 누적 피로도, 집중도 등 12가지 항목을 확인할 수 있는 의료기기인 옴니핏 마인드케어를 2017년 출시했다. 전국 450여 곳에 이 제품을 납품했다. 이 회사의 목표는 전국 건강검진센터 2000여 곳에 기기를 공급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한국건강관리협회 17개 지부 가운데 6곳에 공급했고 연내 모든 지부에 공급할 예정”이라며 “민간 검진센터에서도 멘탈 의료기기 도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가정에서도 일상적인 정신건강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옴니씨앤에스, 메딕션, 파탁토스, 소소 등은 이마에 착용하는 개인용 뇌파계(뇌파 측정 기기)와 힐링 프로그램을 결합한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자가 자기 뇌파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관리하게 하는 뉴로피드백 훈련이 지금은 의료기관에서만 이뤄지지만 곧 집에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가상현실(VR) 전문 기업 서틴스플로어는 메딕션과 함께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있는 VR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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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원격 모니터링도 가능
멘탈 헬스케어 산업은 웰니스에 머물지 않고 정신질환자 원격 모니터링까지 적용될 수 있다. 의료계는 정신과를 원격 모니터링이 유용한 진료과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인지행동치료 중에는 병원까지 와서 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있다”며 “거리가 먼 병원까지 와서 한 시간 남짓 하고 돌아가는 게 불편할 수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환자가 집에서 멘탈 헬스케어 서비스로 인지행동치료를 하고 그 결과를 의사가 원격으로 확인한 뒤 필요하면 내원을 요청하는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의사가 정신질환자를 위한 멘탈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약처럼 처방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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