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에 대한 부담없이 안전한 부부 관계를 갖기 위해 '정관 수술'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이 수술은 피임을 목적으로 정관을 잘라 두 끝을 봉합해 정자의 이동을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콘돔이나 피임약의 경우 매번 챙기거나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실패 가능성도 있다. 전문의들은 현존하는 남성 피임법 중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는 피임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정관수술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하는 남성이 있다.
18개월 아기를 키우는 A 씨와 남편의 이야기다.
A 씨는 첫 아이가 6개월이 되었을 무렵 둘째가 생겼다. 그는 "좀 이르긴 하지만 어차피 힘든 육아, 한 번에 고생하고 끝내자"라는 생각에 낳으려 했지만 결국 유산되고 말았다.
최근 A 씨는 또 임신했고, 아기집이 보일 무렵 유산이 되는 슬픔을 겪어야만 했다.
A 씨는 아이를 돌보며 제대로 몸 관리를 못한 까닭인지 골반,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깊은 고민 끝에 A 씨는 남편에게 "더 이상 둘째는 없다"고 이야기 했고, 남편 또한 동의했다.
문제는 피임 방법이었다. 남편에게 정관수술을 권유하니 "무섭고 싫다"며 거부했다.
A 씨는 "내가 피임(자궁 내 장치) 수술을 하는 것은 부작용도 있고 주기적으로 교체를 해주어야 해서 당신이 하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남편은 "네가 피임약 먹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말했다.
A씨는 "갱년기까지 피임약을 먹고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라며 "긍정적으로 고민해 봐라"고 말했다.
남편은 "내가 싫다는데 왜 자꾸 하라고 하냐"면서 "콘돔 사용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화를 냈다.
A씨는 "제가 양보하면 끝날 일이긴 하지만 두 번의 유산으로 몸이 많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남편이 왜 이렇게 정관수술을 기피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아내가 임신, 유산을 두 번이나 겪었으면 남편이 나서서 대책 마련을 하는 것이 맞다", "정관수술 경험자인데, 아픈 건 한순간이다. 아내를 위해 용기를 내자", "차라리 남편과는 관계를 하지 말라. 극단적이긴 하지만 '혼후 순결'을 주장해라", "간단한 수술인데, 괴담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 정력이 떨어진다느니, 성욕이 떨어진다느니. 다 오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정관절제술을 남성 피임법으로 선호하는 이유는 99% 이상의 높은 성공률뿐만 아니라 시술 자체가 간단하고, 의원 급의 의료기관에서도 비교적 짧은 시간에 쉽게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후 특별히 입원해야 할 필요 없고 귀가 가능하다.
정관수술 후 성 기능 감퇴 소문에 대해서는 "이 수술을 받았다고 남성호르몬 생산이나 혈액으로의 흡수 등 문제가 생기지 않기에 정력이 약해졌다거나 성기능장애가 왔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심리적 원인에서 비롯된다"고 설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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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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