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시진핑에 '촉진자 역할' 기대…전문가 "美·北 대화 늦어질 수도"

입력 2019-06-18 17:47  

북·중 정상회담 영향 촉각

靑 "시진핑 방북, 韓 의중 담겨
미·북 비핵화 협상에 도움될 것"



[ 이미아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20~21일)과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8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동력을 살리는 데 북·중 간 대화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중 밀월로 북한 비핵화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한 답변이다.


국내외 대북 전문가들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시 주석이 방북을 결정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어떤 ‘선물’을 안겨주느냐에 따라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시 주석이 ‘촉진자’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은 완벽히 일치된 의견을 갖고 있다”며 “시 주석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4차 남북한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남북이 만나는 것 자체가 중요한 목표는 아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라고 말했다.

청와대 내에선 미·북 대화를 잇기 위한 촉매제로서 ‘원 포인트’ 남북 정상회담 효용성이 떨어졌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에 너무 매달리기보다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 어느 길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지 매 순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시 주석과 김정은의 만남이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 주석이 갖고 올 원유와 식량 등이 북한의 생명줄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미국 전문가들도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구멍을 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날 ‘시진핑 방북 배경과 관전 포인트’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최근 한반도 정세에서 ‘존재감’을 찾고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진의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미·중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시도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과 급속도로 밀착하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고 덧붙였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CNI) 한국 담당 국장은 “김정은은 시 주석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느 정도의 결과에 대해 중국이 지원할 수 있는지를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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