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가 대화 원치 않아"
이란 정부는 오만 통해 메시지 받은 적 없다고 부인
미국이 작전 초반 취소한 이란 공습에 나서기 직전 이란에 먼저 대화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이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20일 밤(현지시간) 오만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과 사우디 국영매체 아랍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은 메시지에서 “미국이 이란에 즉각적인 공격을 할 수 있다”면서도 “미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이 아니라 대화하길 원한다”라고 이란에 전했다. 미국 측은 이같은 메시지와 함께 이란에 회신 데드라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측이 미국의 대화 시도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의 한 정부관계자는 “이란은 일단 ‘이란의 입장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결정할 것’이라고 회신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다른 이란 관리는 “이란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미국과 어떤 대화도 원치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전달했다”며 “다만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미국의 메시지는 전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이란을 겨냥한 어떤 형태의 공격이든 중동 역내와 국제적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오만을 통해 (미국에)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20일(현지시간) 저녁 국가안보 관련 고위급 관리들과 의회 주요 인사 등과 이란 공격 문제를 논의한 뒤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했다가 본격 작전 수행에 들어가기 직전 이를 취소했다. NYT는 전투기가 공중에 이륙하고 전함 배치가 이뤄진 등 작전 초반에 트럼프 행정부가 작전 중단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군은 이란군 대응을 피하고 민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란 시간 기준 이른 새벽에 공격에 나설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군 레이더와 미사일 포대 등을 겨냥해 타격할 계획이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공격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바꾼 것인지, 아니면 공격 시기나 방식 등에 변경 사항이 있어 작전을 잠시 멈춘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란에 대한 공격에 나설지도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 인사들을 인용해 “미 행정부가 작전을 중단했지만 공격을 선택지에서 배제한 것은 아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로이터통신의 보도를 부인했다. 이란 정부는 "오만을 통해 트럼프 미 대통령 메시지를 받았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는 완전히 거짓"이라며 "모든 결정을 트위터로 알리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만을 통해 비밀 편지를 이란에 보낼 이유가 없고, 만약 그랬다 해도 미국의 파괴적 압박에 저항하기로 결단한 이란이 미국의 비밀 편지를 주요히 여길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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