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정태수 아들, 21년만에 강제 송환… 체납액만 무려 253억

입력 2019-06-22 14:46  

정태수 아들 정한근 씨, 21년만에 국내 송환… 체납액은 약 253억
취재진 질문에는 '묵묵부답'




회삿돈 수백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해외로 잠적한 지 21년 만에 해외에서 붙잡힌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넷째 아들이 국내로 송환됐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은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이어오던 정 전 회장의 넷째아들 정한근(54)씨를 최근 파나마에서 검거했다고 22일 밝혔다.

정 씨는 이날 오전 3시35분(한국시간) 두바이에서 국적기에 태워 한국으로 압송됐다. 국적기 탑승과 동시에 미리 발부된 구속영장도 집행됐다.

정 씨는 이날 오후 1시 23분쯤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후드를 뒤집어 쓰고 수갑을 찬 채 모습을 드러냈다.

"아버지 정태수 회장의 위치를 아냐", "왜 해외도피를 했냐", "납세금 낼 생각 있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없이 공항 밖에서 대기하던 호송차에 올라탔다.

검찰 등에 따르면 정씨는 한보그룹이 부도난 1997년 11월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EAGC)의 자금 약 322억원을 횡령한 뒤 해외(스위스)로 빼돌렸다.

정 씨는 한 차례 검찰조사를 받고 1998년 6월 해외로 나가 잠적한 뒤 캐나다, 미국, 에콰도르 등지에서 약 21년간 도피생활을 해왔다. 같은 해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소재불명으로 집행되지 못했다.

이후 검찰은 공소시효가 임박하자 지난 2008년 9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 도피 '횡령 혐의로 정 씨를 재판에 넘겼다.

국세 약 253억원의 고액 체납자이기도 한 정 씨가 미국에 체류중이란 측근의 인터뷰가 방송된 이후 검찰은 소재추적에 본격 착수했고, 최근 정 씨를 붙잡았다.

정 씨의 국내송환이 이뤄지면서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에서 도피 경로 등 관련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보그룹 정태수 전 회장 일가는 외환위기 이후 해외도피 생활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1923년생인 정 전 회장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생사 여부도 불분명한 상태로, 만일 살아있더라도 96세의 고령이다.

한편, 정 전 회장은 국세청이 2014년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중 체납액이 2225억원으로 1위였다.

김정호 한경닷컴 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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