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파'로 변신하는 美 Fed 위원들

입력 2019-06-23 16:34   수정 2019-06-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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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연의 글로벌 브리핑 (37)


미국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생각이 예상보다 빠르게 바뀐 사실을 확인한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였다. 간단하게라도 알고 지나갔으면 해서 3월과 6월의 점도표를 비교해 보겠다.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0명에서 1명으로,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한 위원도 0명에서 7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관측한 위원은 11명에서 8명으로, 한 차례 인상을 내다본 위원은 4명에서 1명으로, 두 차례 인상 의견은 2명에서 0명으로 각각 줄었다. 구체적인 수치를 모두 기억할 필요는 없지만 단 3개월 만에 Fed 위원들의 생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만 해도 ‘매파(통화 긴축론자)’였던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사실상 비둘기로 변신했다는 평가다. 고용 부문의 호조와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지 않는 작금의 현상이 이어질 위험을 언급하면서 금리 인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7월에도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훌륭한 경제 지표를 보고 있었는데 지금의 상황이 오지 않았느냐”며 “어떤 일이든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보다 구체적인 힌트를 원했던 시장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기와 인하 폭에 대해) 아직 위원들 간에 논의된 바가 없다”며 특유의 모호성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미·중 무역협상이 파행으로 끝날 경우에 한해 금리 인하를 생각해보겠다는 정도의 ‘립서비스’ 수준은 분명 아니었다. 금리 인하 등 통화 정책으로 미국의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Fed 위원들의 의지도 엿보였다.

미·중 무역분쟁의 분수령이 될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떤 협상 결과를 내놓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미국 Fed가 무역분쟁에 따른 악영향을 인식하고 있고 대비책으로 발빠른 금리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시장의 하방 위험은 그리 높지 않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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