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완성차업체 BMW가 전기차 출시계획을 앞당기고 판매량도 늘리기로 했다. 미국은 보조금 지원 확보를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관련 업체들의 성장모멘텀이 확대되는 글로벌 환경이 마련됐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27일 낸 ‘전기차·ESS 산업’ 분석리포트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BMW는 2025년까지 전기차 25종을 출시하는 기존 계획을 2년 앞당겨 2023년까지 달성하기로 했다. ‘발등의 불’은 한층 강화된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다. 2021년까지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 95g/km를 달성하지 못하면 한 대당 벌금 95유로를 내야 하기 때문. 한 연구원은 “천문학적 규모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전기차 확대 ‘올인’밖에 없다”고 말했다.
BMW는 2021년까지 전기차 판매 올해의 2배 수준 확대, 2025년까지 연 30% 이상 증가를 목표로 잡았다. 한 연구원은 “EU 자동차 회사들이 추가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폭스바겐은 92억유로, BMW도 27억유로의 벌금을 부과 받을 것”이라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에선 초대형 ESS 발주가 쏟아지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배터리 가격 하락에 따른 경제성 확보 △주요 주들의 ESS·재생에너지 설치 의무화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의 ESS 사업 과금 허용 △투자세액 공제 일몰 전 설치 수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
한 연구원은 “미국은 태양광 연계 ESS 투자에 대해 올해 말까지 착공하면 30%의 투자세액 공제를 받는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2020년 말 26%, 2021년 말 22%로 낮아지고 2022년 말까지 착공하는 프로젝트는 10%밖에 못 받는다. 따라서 2021년까지 투자세액 공제를 받기 위한 ESS 발주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2023년까지 미국의 ESS 설치량은 연평균 72% 급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ESS 산업은 국내 화재로 인한 설치 중단에 배터리 업체들이 단기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규모에서 훨씬 큰 해외 시장이 핵심이다. 정책효과와 경제성 확보로 해외 ESS 시장이 본격 확장기에 진입했다”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전기차와 ESS 시장 성장모멘텀이 확대되고 있다. 상아프론테크 일진머티리얼즈 신흥에스이씨 후성 천보를 최선호주로, 에코프로비엠·에이에프더블류를 차선호주로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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