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러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사업은 정치는 배제하고 순수하게 경제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28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남·북·러 가스파이프라인과 동북아에너지협력’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조 원장은 “동서 냉전이 가장 첨예했던 1960~1970년대 구소련과 서유럽을 연결하는 PNG 건설이 가능했던 것은 참여국들이 정치적인 차이를 뒤로 하고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에너지협의회(WEC)와 대성그룹이 주최한 이번 포럼엔 국내외 에너지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러시아에서 북한을 거쳐 수도권까지 가스관을 연결하는 PNG는 바다를 통해 운송하는 기존 액화천연가스(LNG)보다 30% 이상 가격이 저렴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파이프라인을 통한 천연가스 수출 세계 1위 국가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은 가스 수입의 51%를 러시아에 의존한다. 오스트리아와 핀란드, 헝가리는 수입가스의 100%가 러시아산이다. 한국은 단일 기지로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저장능력을 보유한 평택 LNG터미널을 비롯해 72기의 저장 탱크를 보유하고 있다. 4790㎞에 달하는 배관을 통해 전국의 75%가 넘는 지역에 천연가스를 보급할 수 있을 정도로 연결성도 뛰어나다. 로만 삼소노프 러시아 사마라대 수석부총장은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에너지 안보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남·북·러 PNG 사업의 긍정적 효과를 소개했다. 이날 포럼을 주최한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WEC 회장·사진)은 “PNG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동북아시아 에너지협력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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