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 자전거도로 달린다는데…"공유경제 활성화" vs "뺑소니·음주운전 우려"

입력 2019-06-30 18:18   수정 2019-07-01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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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훈 기자 ] 정부가 전동 킥보드, 전동휠 등 개인형 이동수단(퍼스널 모빌리티)의 자전거 도로 통행 허용을 추진함에 따라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정부는 운전면허증 없이도 개인형 이동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 같은 규제 완화가 공유경제를 활성화해 관련 산업을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국내 자전거 도로의 77%가 인도에 설치돼 있어 인명 사고 위험을 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개인형 이동수단의 자전거 도로 통행을 허용하고 운전면허증 취득을 면제하려면 법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국회에서 이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기업도 ‘공유 킥보드’ 가세

정부가 지난 26일 내놓은 ‘서비스산업 혁신 전략’에는 ‘개인형 이동수단 활성화를 위한 주행제한 완화’가 포함됐다. 시속 25㎞ 이하로 운행하는 개인형 이동수단의 자전거 도로 통행 허용과 운전면허증 취득 면제다.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은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된다. 원동기나 자동차 운전면허증이 있어야 운행할 수 있고 자전거 도로 통행도 허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이르면 올해 안에 도로교통법과 자전거 이용 활성화법을 개정해 규제를 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자전거 도로 운행을 허용하면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전동 킥보드를 대여하는 업체가 10여 곳 있는데, 자전거 도로 통행을 허용하고 운전면허 취득을 면제하면 이 같은 서비스가 더 많아질 것이란 얘기다. 현대자동차와 카카오 같은 대기업도 올해 들어 개인형 이동수단을 대여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교통 정체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개인형 이동수단 공유서비스가 발달하면 지하철역에서 전동 킥보드를 빌려 타고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아도 대중교통과 개인형 이동수단으로 걷지 않고 원하는 곳까지 갈 수 있다.

차도·인도 넘나들어 위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동휠 등의 자전거 도로 통행 허용(추진)을 중단시켜달라” “개인형 이동수단 증가에 따른 안전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자전거 동호회 게시판에서도 “어떤 혼란스런 상황이 생길지 염려스럽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정부는 “자전거 도로 통행이 허용되고 운전면허증이 없어도 되는 개인형 이동수단은 시속 25㎞ 이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속도제한이 걸린 전동 킥보드를 개조해 더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경우가 많다. 경찰이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전동 킥보드의 속도를 일일이 체크하기란 불가능하다. 전동 킥보드는 번호판이 없기 때문에 자전거나 행인을 치고 뺑소니를 칠 경우 잡을 방법도 마땅치 않다.

면허증 취득을 면제하면 음주운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도 정부의 고민거리다. 자전거는 음주운전 시 2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하지만 면허증이 없어 벌점 부과 등의 행정처분은 하지 않아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개인형 이동수단의 면허증 취득을 면제하면 처벌 정도가 자전거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규제가 완화되면 음주운전 처벌 규정 등도 새롭게 마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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