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쪼그라드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입력 2019-07-02 17:15   수정 2019-07-03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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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 판매량 9개월 연속 '역주행'
포드·GM·폭스바겐 4만여명 감원 태풍



[ 장창민 기자 ] 세계 자동차업계가 판매 부진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올 들어 미·중 무역갈등 등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9개월째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포드, 폭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 업체는 앞다퉈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세계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미래 자동차 경쟁에 ‘올인’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분석이다.

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세계 주요 지역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 감소했다. 5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7.0% 줄면서 작년 9월 이후 9개월 연속 후진했다. 중국은 올 들어 승용차 누적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2% 추락했다. 중국 정부의 소비 진작책과 주요 업체의 신차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따라 구매심리가 위축돼 시장 규모가 쪼그라들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도 같은 기간 2.4%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과 맞물려 세계 자동차업계엔 구조조정의 태풍이 불어닥쳤다. 미국 포드는 내년 말까지 유럽 지역에서 1만2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포드는 작년 말 기준으로 유럽에 5만1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20만 명에 달한다.

미국 GM은 일찌감치 북미 등 7개 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1만4000여 명을 내보낸다는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다. 영국 재규어랜드로버도 전체 직원의 10%인 4500명을 줄이기로 했다. 세계 판매량 1위인 독일 폭스바겐(약 7000명)과 일본 닛산자동차(1700명)도 감원 대열에 합류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올 들어 발표한 인력 구조조정 계획만 줄잡아 4만여 명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정작 구조조정이 필요한 한국은 ‘딴판’이다. 구조조정은커녕 경직된 노동시장과 높은 인건비, 낮은 생산성으로 인해 국내 자동차 업체는 코너로 내몰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내 업체들은 생산물량 조정조차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는 손도 대지 못한다. 노조 눈치만 보다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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