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車 수요 감소
[ 장창민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의 올해 연간 판매량이 700만 대 안팎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외 판매량이 350만 대를 밑돈 데다 미·중 무역갈등 등의 여파로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마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348만622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362만7938대)과 비교해 4.1% 감소했다. 이런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연간 판매량이 700만 대를 밑돌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올해 초 세운 연간 판매 목표(760만 대)에 크게 모자란다.
올해 1~5월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 감소했다. 올 하반기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올 연말 700만 대 선에 턱걸이를 하거나, 미치지 못할 공산이 크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더 이상 판매량에 집착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내실을 다지는 쪽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글로벌 판매량은 2015년(801만 대) 정점을 찍은 뒤 매년 뒷걸음질치고 있다. 작년 판매량도 목표(755만 대)에 못 미치는 740만 대에 그쳤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라인업이 부족한 데다 고급 및 저가 브랜드 사이에 끼여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10개국 35개 공장을 통해 연 913만 대 생산체제를 갖췄다. 기아차가 이달 말 인도 공장(연산 30만 대) 가동에 들어가면 글로벌 자동차 생산능력은 연간 940만 대로 올라선다. 200만 대 안팎의 ‘과잉 생산능력’을 해소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중국 베이징 및 옌청 1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