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윙 때 머리·엉덩이가 오른쪽으로 1cm도 밀려선 안돼요"

입력 2019-07-04 17:30   수정 2019-07-05 00:36

한·미·일 3국 투어 챔프 김영의 달콤한 골프
(20) '내 손처럼 다루는' 웨지 (하) 거리감 달인 되기




이런 날이 있었을 겁니다. 드라이버는 기가 막히게 잘 맞았는데, 아이언이 이상하게 말썽을 피우는 날 말이죠. 한마디로 공이 그린 주변으로만 몰리는, 정말로 힘 빠지는 날인데요. 물론 아직 ‘골프의 맛’을 제대로 못 느끼는 초보자나 100타를 가까스로 면한 분들이라면 이런 일은 자연스럽겠죠. 그런데 이때가 웨지를 진짜 ‘내 손처럼’ 다뤄야 할 순간입니다. 싱글로 가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숙명적 관문이기도 하고요. 이걸 위기가 아니라 실력을 테스트할 기회로 즐길 수 있다면 골프의 맛은 점점 더 깊어질 겁니다.

4등분, 2등분 샷 연습이 효율적

최소한 ‘오케이’를 받아낼 거리를 남기는 게 관건입니다. 백스윙 크기로 거리를 표준화하는 건 이미 다 알고 있을 겁니다. 샌드웨지로 많이 쓰는 56도나 58도 기준으로 7시(클럽 헤드 방향 기준)는 15m, 8시는 20m, 9시는 25m(개인마다 다름) 하는 식이죠. 6시부터 12시까지 1시간 단위로 끊을 경우 6등분이 나오는데, 저는 이걸 5등분해서 즐겨 연습한답니다.

그런데 아마추어분들에겐 6등분이나 5등분이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연습 시간도 많지 않고, 실전에서 맞닥뜨릴 확률이 높은 거리는 개인마다 다 따로 있기 때문이죠. “나는 이상하게 30m 거리가 많이 남아” “나는 주로 모호한 15m 거리가 많이 남더라” 하는 얘기를 주변에서 꽤 들어봤을 겁니다. 제가 권하고 싶은 건 5등분보다는 4등분(쿼터스윙), 4등분보다는 2등분(하프스윙) 등 큰 단위로 끊어서 연습하는 겁니다. 사람들이 가장 명쾌하게 인지할 수 있는 단위가 절반, 두 배, 세 배 이런 식이잖아요. ‘풀스윙 크기에서 10% 작게, 15% 작게’ 식으로 미세 컨트롤하는 게 훨씬 어렵다는 얘기죠. 이렇게 샌드웨지 거리를 딱 잡아놓은 다음엔 더 긴 클럽이나 짧은 클럽으로 바꿔가며 연습하면 거리 조합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죠. 그 결과값에서 내가 가장 취약하다고 느끼는 거리를 찾아내 연습하는 게 그다음 단계입니다.

헤드 무게 반드시, 꼭 느껴야

여기까지도 이미 많이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일관된 거리와 방향성을 확보하려면 지켜야 할 게 더 많답니다. 먼저 헤드 무게를 반드시, 꼭 느끼면서 쳐야 한다는 겁니다. 귀가 따갑게 들었겠지만, 팔이나 손의 힘으로 우격다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거리가 그때그때 달라지거든요. 롱게임에선 10m 정도 오차가 나는 건 만회가 되죠. 하지만 웨지샷 어프로치에선 목표거리에서 1~2m만 길거나 짧아도 치명적입니다. 파세이브가 안 되는 건 물론이고 더블 보기도 흔하게 나오거든요. 지난 편에서 말씀드렸듯 가슴판을 움직여 쳐야 하므로 겨드랑이가 꼭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게 두 번째 원칙입니다.

30m 이내라면 체중 이동은 금물입니다. 볼 콘택트도 안 되고 거리도 다 달라집니다. 한 발로 서서 쳐도 될 정도로 왼다리에 체중을 거의 대부분 실어놓고 ‘밸런스’를 잡은 상태에서 쳐야 합니다. 당연히 임팩트 때까지 머리의 좌우, 상하, 앞뒤 움직임도 금물이고요. 백스윙 때 머리, 엉덩이는 1㎝라도 밀리지 않는다는 느낌으로 해야 합니다.

정확성과 일관성을 가로막는 장애물 중 하나가 급가속입니다. 자동차 급발진 사고처럼 다운스윙 때 급가속하거나, 반대로 급감속하는 것 역시 정확한 거리를 방해하는 훼방꾼 중 하나고요. 나무에 매달린 그네가 발 구름의 힘과 중력, 관성에 의해 좌우로 오가는 듯한 자연스러운 스트로크만이 일관된 볼 콘택트를 만들어 줍니다.

세 번째는 손목 대신 몸통(가슴판) 사용입니다. 필 미컬슨처럼 ‘쇼트게임의 달인’ 정도가 되면 손목도 전략적으로 쓰긴 하지만 아마추어 주말골퍼는 참사가 벌어질 확률이 훨씬 큽니다. 손목은 저절로 ‘쓰이는’ 것이지 의식적으로 ‘쓰는’ 게 아닙니다.

파3를 애용하세요!

마지막으로 ‘거리 표준화 연습’에 신경 쓰면 좋은 점들입니다. 균형감과 볼 콘택트에 집중한다면 실내연습장도 좋습니다. 한 발로 어프로치 연습을 하면 균형감이 아주 좋아진답니다. 오른발을 뒤로 뺀 뒤 뒤꿈치를 살짝 들고 왼발에 체중을 95% 싣고 샷하는 겁니다.

가능하다면 어프로치 그린이 갖춰진 연습장이나 파3골프장을 애용하는 게 연습효과가 몇 배 좋습니다. 짧은 실내연습장에서 쌓은 거리감이 실전 필드와 정말 다른 경우가 많아서죠. 특히 스핀이 얼마나 걸렸는지 결과를 잘 알 수가 없다는 것도 실내연습의 단점입니다. 볼 콘택트와 스트로크가 잘 됐는데도 스핀이 너무 많이 걸려 공이 구르지 않고 서버리는 경우가 실전에선 정말 많이 나오거든요.

가장 중요한 건 당연히 연습량이죠. 귀찮지만 발품, 손품을 팔아야 합니다. 실전에서 마치 손으로 공을 던지는 것처럼 정확한 거리감을 살려내려면 결국 이것밖에 없습니다.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를 잠시 내려놓고 웨지부터 잡아보세요. 보장합니다. 확 달라진 스코어카드를요.

김영 < 골프 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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