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잠원동 철거 공사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지나가던 차량에 탑승했던 예비신부 1명이 사망했다.
지난 4일 오후 2시 23분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지상 5층, 지하 1층짜리 건물이 철거 작업 도중 붕괴했다.
이 사고로 현장 옆을 지나던 차량 3대가 무너진 외벽에 깔렸다.
승용차 중 1대에 타고 있던 이모(29·여)씨가 구조된지 구조됐으나 끝내 숨졌다.
함께 차량에 타고 있던 황모(31·여)씨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로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는 길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석에 누워있는 황씨가 예비신부가 사망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의 아버지는 "얘기도 하지 않고 물어보지도 않았다"며 "자기 품에서 죽은 지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철거업체 관계자들이 조문을 오자 사망한 이씨의 아버지는 "내일 모레 결혼할 애가 죽었다"며 "예물을 찾으러 가는데 강남 한복판에서 이게 말이 되냐"고 울부짖었다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지하 1층 철거 작업을 하다가 무너졌다"면서 "정확한 붕괴 원인은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사고 건물의 외벽이 며칠 전부터 휘어져 있었고 시멘트 조각이 떨어지는 등 붕괴 조짐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건물이 철거 전 안전 심의에서 한 차례 부결돼 재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공사 전부터 안전 조치가 미흡했을 가능성도 제기된 상태다.
이날 합동 감식에서 관계기관은 건물 붕괴 원인과 철거 과정에서 안전 규정 준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철거업체가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한 대로 철거 절차를 따랐는지, 가림막은 규정대로 설치했는지도 확인한다.
경찰은 전날 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현장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위험 징후가 감지됐는데도 공사를 강행한 것은 아닌지 등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합동 감식 결과를 분석한 뒤 보강 수사를 거쳐 과실이 입증되면 공사 관계자를 형사입건할 방침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