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높여 투자자 관심 모으는데 성공
≪이 기사는 07월10일(03:5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신용등급이 강등된 상황에서도 회사채 투자수요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평소보다 금리를 높게 제시하는 전략을 꺼내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이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기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20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500억원씩 모집한 2년물과 3년물에 1000억원씩 모였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신용위험 확대에도 기대 이상의 투자수요를 모았다는 평가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주력인 철도사업 부진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며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떨어뜨렸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96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저가 수주 등으로 철도사업의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카타르 하수처리시설 건설현장에서 장기간 손실을 낸 충격이 컸다. 이 회사는 공사지연에 따른 원가상승으로 2017년(1264억원)에 이어 지난해(1372억원)에도 카타르 프로젝트에서 100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았다.
현대로템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1억원에 그치는 등 올 들어서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무적 부담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 차입금 비율도 2016년 말 9.9배에서 올해 3월 말 17.1배로 훌쩍 뛰었다.
채권 기대수익률을 높인 것이 투자수요를 모은 비결로 꼽힌다. 이 회사는 수요예측에 앞서 투자자들에 2년물은 최대 연 2.60%, 3년물은 최대 연 2.92%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A-등급 회사채 평균금리 대비 0.2%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기관들은 올 들어 모든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연 1.75%) 아래로 추락하자 조금이라도 이자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금리상품을 적극적으로 담고 있다.
현대로템은 모집액보다 두 배 많은 투자수요가 들어오자 발행금액을 높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 발행금리는 희망했던 범위 내에서 최고수준에 가깝게 결정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운영자금 및 차입금 상환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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