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수주 잿팍에 상승세…국내 '악재' 해외 '호재'로 엇갈리는 건설株

입력 2019-07-10 14:33  

해외 수주 활발한 건설사들 오름세
주택사업 주력 건설사들 주가 하락
"분양가 상한제로 주택 공급 위축 전망"




현대건설이 사우디에서 전해진 3조원 이상의 수주 낭보에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오후 2시 현재 현대건설은 전일대비 800원(1.67%) 상승한 4만8650원으로 기록중이다. 장초반부터 나타낸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에서 초대형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는 소식을 개장 전에 전했다. 현대건설은 9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람코 다란 본청에서 총 27억 달러 규모(약 3조2000억원)의 ‘사우디 마잔(Marjan) 개발 프로그램 패키지 6, 패키지 12’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수주한 두 공사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Aramco)가 발주한 플랜트 공사다. 사우디 동부 담맘으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250km 위치한 마잔(Marjan) 지역 해상 유전에서 생산되는 가스와 원유를 처리하기 위한 마잔(Marjan) 개발 프로그램의 주요 패키지들이다.

보통 수주 소식이 전해지면 주가는 반짝 상승에 그치는 경우들이 있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을 비롯해 해외 수주에 실적을 주로 의존하는 삼성엔지니어링도 2.15% 상승하는 등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해외 수주 회복 기조가 뚜렷하다"며 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현대건설의 2분기 연결 실적은 매출액 4조3400억원, 영업이익은 241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4%, 9.2%씩 증가한다는 추정이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이라크 유정물공급 시설(2.9조원), 인도네시아 발릭파판(약 2.5조원) 수주 인식 시점이 하반기로 지연되며 해외 수주는 연결 기준으로 약 5조원 수준을 기록한다는 전망이다. 이를 고려하면 현대건설은 예상했던 수주를 대부분 달성한다는 게 김 연구원의 분석이다. 현대건설의 국내 사업은 주택에서는 부진할 수 있지만, 하반기 착공 계획중인 GBC프로젝트의 규모다 3조3000억~3조5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실적 둔화 가능성은 적다는 설명이다.

반면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건설주들을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주택사업은 정부의 잇단 규제책에 이어 분양가 상한제 추진 움직임까지 보태지면서 업황이 악화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분양 물량이 축소되는 가운데, 가격 통제까지 받다보면 건설사들의 실적 위축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전날보다 1500원(1.38%) 내린 10만7500원을, 대우건설과 GS건설도 각각 1.18%, 0.98%씩 주가가 하향세다. 디벨로퍼인 HDC현대산업개발(-0.79%)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고, 전날 50%의 감자 결정을 발표한 고려개발은 510원(10.90%) 빠진 4170원을 기록중이다.

증권가에도 건설사들에 대한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해외 수주에 의지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호평을 내고 있지만, 주택사업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 초만해도 3기 신도시나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등 국내 공사수주를 기대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위축을 예상했다. 그는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을 위해선 주택법 시행령만 바꾸면 되고, 정부가 이달 시행령 개정안을 발의한다면 40일의 입법예고와 규제심의 등을 감안했을 때 9월에 공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분양가격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통제 때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조합원 입장에서는 분양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재건축 재개발 분양 일정이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HUG는 서초구에 3.3㎡당 4500만~5000만원의 분양가를 적용 중이다. 이론적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 , HUG가 규제하는 분양가보다 낮게 분양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 아파트 공급은 현재도 작년보다 줄어들고 있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추가적으로 감소한다는 전망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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