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부터 상하이까지...중국 내 독립운동 발자취 좇은 100인의 청년 공공외교단

입력 2019-07-14 19:43  

9일 일정…국가유공자 후손 21명
"韓·中 서로 편견 없이 바라보길"



9일 오후 중국 충칭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 한중우호카라반 대표단원 100명, 임정 요인들이 1945년 환국 기념사진 촬영했던 임정청사 계단에서 애국가 제창 후 파이팅을 외치는 장면. 맨 앞줄은 왼쪽부터 장재복 공공외교대사, 서은지 한중우호카라반 단장, 장제학 주청뚜 총영사. 외교부 제공
“우리 정부가 말하지 않았다면 중국 정부는 동산백원(東山柏園)의 존재조차 몰랐을 겁니다.”



지난 12일 중국 광저우 월수구 휼고원로 12번지. 외교부가 모집한 100명의 청년 공공외교단 앞에서 재중역사가 강정애 씨(61)는 한 건물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현관 앞 빨랫줄에 속옷, 수건 등이 걸려 있는 일반 가정집이었다. 그는 “1938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청사로 사용했던 동산백원이 바로 이 건물”이라며 “주광저우 총영사관의 끈질긴 요청 덕분에 중국 정부가 얼마 전 동산백원을 ‘민국건축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민국건축물로 지정되면 매매가 금지된다.



‘한·중 우호 카라반’으로 명명된 청년 공공외교단은 지난 9일 중국 충칭에 도착했다. 광저우와 창사를 거쳐 상하이를 최종 목적지 삼아 8박9일의 답사를 진행 중이다.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역순으로 좇아 공공문화외교의 성과와 의미를 되새기는 여정이다. 20∼30대 청년 100명으로 구성된 이번 외교단에는 독립유공자와 6·25 참전유공자 등 국가유공자 후손 21명이 포함됐다.



외교단은 9일과 10일 첫 일정으로 임정 마지막 청사인 충칭 청사와 광복군 총사령부를 찾았다. 당초 중국 정부가 헐어버리고 상업지구로 재개발하려던 건물이다. 한국 외교부가 문화·역사적 가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협상한 끝에 중국 정부로부터 보존 결정을 받아냈다. 국가유공자 손녀인 김연희 씨(22)는 “베트남전에 참전하셨던 할아버지가 묻혀 계시는 대전 현충원에 갈 때마다 독립운동에 대해 되새기게 되는데 직접 이곳을 둘러보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외교단은 여정 중 중국인들과 교류하며 한·중 우호를 다지는 공공문화외교를 수행 중이다. 지난 12일에는 한·중 양국의 대학생들이 토론을 하는 공공외교대화가 열렸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화웨이 기기 사용 논란 등으로 한·중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에 대해 양국 학생들은 “편견 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측 대표로 나선 허쓰넝 씨(21)는 “젊은이들이 서로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오해와 갈등을 풀어주고, 양국 국민 사이에 좋은 감정을 촉진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단은 16일 상하이에서 해산한다.



충칭·광저우·창사=임락근 기자/외교부 공동취재단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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