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이 상향보다 많아
신용도 상승 추세 1년만에 되돌려져
≪이 기사는 07월15일(04:4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이 오른 기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용도 하락추세가 6년 만에 멈췄지만 그 흐름이 얼마 가지 못했다는 평가다.
14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18곳, 상승한 기업은 14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4배였던 신용등급 상하향배율(등급 상승기업 수/하락기업 수)이 1년도 안 돼 0.78배로 떨어졌다. 신용등급 방향성을 나타내는 이 지표는 2013~2017년 5년 연속 1배를 밑돌았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1907/01.20090063.1.jpg)
다른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비슷하게 기업 신용도를 매기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올 들어 신용등급을 떨어뜨린 기업은 20곳(부도 포함)으로 올린 기업(8곳)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한국신용평가도 신용등급 하향기업(12곳)이 상향기업(9곳)보다 많았다.
여러 업종에 걸쳐 실적악화로 재무적 부담이 커진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두산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삼화페인트공업 현대로템 HSD엔진 LG디스플레이 등 제조업체의 신용도가 잇달아 떨어졌다. 롯데쇼핑 파라다이스 해태제과 CJ푸드빌 등 내수 의존도가 큰 기업들의 신용위험도 확대됐다.
국내 주요 경기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에 전 세계에 걸쳐 무역 불확실성까지 커진 것이 기업들의 실적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를 제외한 한국 상위 200개 민간기업(자산규모 기준 비금융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약 24조원으로 전년 동기(약 39조원) 대비 38% 감소했다. 수익성 저하 여파로 이들 기업의 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은 2017년 말 2.7배에서 올 3월 말 3.4배로 뛰었다. 최근엔 일본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에 나서면서 국내기업의 영업환경이 더 나빠질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같은 이유로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올 상반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꾸거나 하향검토 대상에 올린 기업은 총 24곳으로 긍정적 전망을 달거나 상향검토 대상에 올린 기업(14곳)보다 10곳 많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전망은 더 부정적이다. S&P는 올 들어 이마트 LG화학 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 E&S 등 국내 간판기업 7곳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붙였다. 긍정적 전망을 단 기업은 전무하다. 이 신용평가사는 지난 10일 “실적악화 등으로 한국기업 신용등급이 본격적인 하락국면에 진입했다”며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예고했다.
김진성/이태호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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