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반기결산] 신한금융② 왕좌 놓고 KB금융과 진검승부…M&A도 통했다

입력 2019-07-16 10:44  

금투·카드·생명 등 실적 다변화 집중
'오렌지라이프-아시아신탁' 기대감 높아

'퇴직연금·글로벌' 등 경영 컨설팅 확대
"은행-비은행 사업부문간 조화로운 성장"



[편집자주] 4대 금융지주가 소란스럽다. 포화되고 있는 국내 은행업을 벗어나 추가 성장을 위한 동력 마련에 분주하다. 2019년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들이 제시하는 미래의 모습을 조망해 봤다.



신한금융지주는 10년간이나 국내 금융그룹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2017년 KB금융지주에 1위를 내주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신한은 1년 만인 지난해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다만 희망퇴직 비용이 순위를 갈랐다는 것이 아쉽다. 2018년 KB국민은행 퇴직자는 615명이었고, 신한은행은 235명으로 3분의 1수준에 그쳤다. 이로 인해 퇴직 비용에서 1000억원 이상의 격차가 발생했다.

진검 승부는 올해부터다. 분위기는 좋다. 신한지주는 올 1분기 1위 자리를 지켰고 상반기 기준으로도 선두가 예상되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지주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조8882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조8171억원에서 4% 늘어난 수치고, 역대 최대 실적이자 업계 1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우선 신한은행이 연초 연간 32조원에 달하는 서울시 금고를 유치하면서 다양하고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평균 3조~4조원의 잔금이 항상 유지되는 만큼 신한은행은 이 자금을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이 최근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릴 수 있었던 이유다. 3월 말 기준 기업대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했고,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중심으로 3%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올 초 인수한 오렌지라이프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신한지주은 지난 2월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인수했는데 1분기에만 476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올 1월 인수 완료한 신한카드의 베트남 푸르덴셜파이낸스 지분 100% 인수도 마찬가지다. 푸르덴셜파이낸스는 연평균 순이익이 1000만달러(약 120억원) 수준인 우량 소비자금융사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의 비은행 사업의 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1%에서 올해 36%로 늘었다. 전체 순이익과 비은행 사업 비중이 함께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가야 할 길은 멀다. 무엇보다 KB금융지주의 추격이 위협적이다. KB금융은 신한보다 앞서 비은행 사업(2015년 LIG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 인수) 다변화에 성공한 상태다. 또 신한금융에는 없는 손해보험을 갖고 있다.

신한금융은 퇴직연금과 글로벌, 디지털을 미래먹거리로 육성하고 있지만 KB금융과 영역이 겹친다. 19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의 경우 사실상 모든 금융사가 뛰어들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은 인도 필리핀 베트남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국외 순이익 비중은 여전히 10%대에 불과하다. 연평균 1~2%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신한은행의 1분기 국외점포 순이익은 770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12.5%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한 규모다.

전문가들은 신한지주가 당분간 국내 은행업 1위 자리를 지키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카드 수수료율 감소에 따른 신한카드의 감익과 그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은 풀어야 할 숙제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신한지주의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상반기 2.8%에서 올 1분기 2.28%로 떨어졌다.

주가는 경쟁사 대비 높게 형성돼 있다. 올 들어 신한지주 주가는 약 12% 상승했다. 이는 은행 주 가운데 가장 높은 0.57배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때문에 추가 상승 동력(모멘텀)이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실적과 이익 다변화는 신한금융의 최대 장점"이라며 "올해 예상 순이익 3조3032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는 적절한 성장과 비용 관리가 필수라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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