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에 영화 '봉오동전투' 강제 소환…득될까, 독될까

입력 2019-07-17 11:28  

일제시대 무력항쟁 담은 '봉오동전투'
올 여름 겨냥, 블록버스터로 등장
'봉오동 전투' 포털 별점 테러 양상까지





한일 양국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영화 '봉오동 전투'가 주목받고 있다. 일제 강점기 무력 항쟁을 스크린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오는 8월 7일 개봉을 앞둔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봉오동 일대에서 벌어진 독립군의 첫 승리의 기록을 담았다. 1919년 3.1 운동 이후 봉오동 일대에서 독립군의 무장 항쟁이 활발해졌고, 일본은 신식 무기로 무장한 월강추격대를 필두로 독립군 토벌 작전을 시작했다. 독립군은 불리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봉오동 지형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고, 총 제작비 155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 1일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강화를 예고하고, 지난 4일부터 한국 기업의 일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소재 3종을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하며 이를 단행했다.

일본 정부의 결정으로 국내 반일 정서가 극으로 치달으면서 일본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다.

이 와중에 항일 영화인 '봉오동 전투'가 주목을 받게된 것. 증권가에서도 '봉오동 전투'의 흥행에 애국, 반일 정서가 반영되리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희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3분기는 한국영화 부진에 따라 성수기 효과를 누리지 못했지만, 애국심 마케팅이 발휘될 경우 '봉오동 전투'의 기대 이상 흥행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봉오동 전투'는 개봉을 3주나 앞두고 있지만 한 포털사이트 페이지에서는 네티즌들의 별점 테러와 별점 폭탄이 번갈아가며 이뤄지고 있다.

1점 별점 테러를 하는 사람들은 "반일감정에 북한미화 선동 영화다", "일본군 150명 몰살도 아니고 사상한 전투였고, 그 후 일본군에 백배 천배로 당했는데 무슨 영웅 심리 조장이냐" 등의 반감을 보였다.

반면 10점 별점 폭탄을 퍼붓는 사람들은 "무조건 봐야 한다", "일단 10점 주고 시작한다"라고 지지를 표현했다. 이들 모두 '봉오동 전투'를 정치적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

여기에 '봉오동 전투'에 출연했던 일본 배우 기타무라 가즈키는 일본 내에서 매국노라고 비판 받고 있다.

기타무라 가즈키는 극중 독립군을 토벌하는 일본군 장교 역을 맡았다. 우익 성향의 일본 주간지 '슈칸신초'는 한 연예 기자의 말을 인용해 "반일 영화에 출연했기 때문에 매국노라고 비난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봉오동 전투' 투자배급사인 쇼박스 측은 일단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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