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한·중 운수권 신규 배분으로 받은 중국 노선 확장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한일 갈등 양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여행 자제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성수기 수요 흡수에 나선 모습이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12일 서울(인천)~상하이 노선의 운항을 시작했다. 인천~상하이 노선의 운항스케줄은 매일 주 7회 운항으로 운영한다. 기존 대형항공사(FSC)보다 평균 20~40% 저렴한 수준으로 운임을 책정했다는 설명이다.
에어부산은 오는 10월까지 부산∼옌지, 부산∼장자제 노선을 대폭 증편해 운항한다. 부산~옌지 노선은 목·금·일요일을 추가해 주 6회로 늘렸고, 부산~장자제 노선은 화·토요일을 추가해 주 4회 운항한다. 에어부산은 인천∼선전(주 6회), 인천∼청두(주 3회), 인천∼닝보(주 3회) 운수권을 확보한 상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지난해 7, 8월 성수기 두 노선의 탑승률은 90%대를 기록할 정도로 이용객이 많아 성수기 고객 편의 증진을 위해 증편 운항을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제주∼베이징 등 신규 노선을 3분기 중 취항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인천~옌지 신규 6회, 인천~하얼빈 노선에 추가된 3회와 제주~베이징 등 운수권을 획득한 상태다.
또한 에어서울이 인천~장자제 노선을 9월 중 신규 취항하고, 티웨이항공도 새로 배분받은 중국 노선 취항 준비에 돌입했다.
노선 포화 속 경쟁심화 등을 이유로 일본 노선 감축 움직임도 나타났다. 에어부산은 9월 1일부터 대구∼오사카 노선을 2편에서 1편으로 줄인다. 주 1회 운항하던 대구∼도쿄 노선은 운항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성장을 이끈 일본 노선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반일 감정이 확산되면서 LCC 업계에서는 사태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LCC가 운영하는 노선 중 일본 비중은 30% 안팎 수준이다.
한 LCC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이 포화된 상황에서 LCC간 출혈경쟁이 격화됐다"며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여행 자제 여론이 퍼져 일본 노선 감축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일본 여행객은 본격적인 감소 기미가 보이고 있다.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 8~10일 일본 여행 신규 예약건수가 평년 대비 400건 가량 줄었다. 일본 수출 규제 강화 조치 직후에는 1200~1300건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직낙하한 것이다. 8~14일 기준 신규 예약자수는 예년 대비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 홈쇼핑에서 일본 여행 패키지 상품 광고가 취소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본행 비행기 예매 취소를 인증하는 등의 모습이 최근 연출되고 있다"며 "비행기 예매가 1~2달 전에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영향은 8월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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