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월가에서 흘러나온 환율전쟁 임박설, 한국은 대비하고 있나

입력 2019-07-17 17:5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세계를 상대로 환율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다수 월스트리트 관계자의 말을 인용, ‘강(强)달러’에 대해 지속적인 불만을 표시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유럽이 자국 통화가치를 낮추고 있는데, 미국도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가 ‘약(弱)달러’를 원하는 이유는 달러 강세는 선거 공약인 ‘무역적자 축소’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의 재선에 중요한 ‘러스트 벨트(rust belt: 미국 북동부 5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장지대)’ 지역 제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

문제는 미국이 달러 약세를 유도할 경우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통화가치를 낮추는,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이미 미·중 무역전쟁으로 충격을 받고 있는 세계 경제에 환율전쟁까지 겹칠 경우 글로벌 교역이 크게 위축되는 것은 물론 금융위기로까지 번질지도 모른다.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지만 트럼프의 전력(前歷)을 감안할 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수출로 먹고사는 개방경제체제인 한국은 큰 충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이 더욱 위축되고 경기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증시를 비롯해 국내 금융시장도 꽁꽁 얼어붙을 수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온 나라가 매달리고 있는 요즘이다.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미국발(發) 환율전쟁까지 대비할 겨를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이라도 갖고 있어야 한다. 일본의 보복은 예상됐지만 “설마”하다가 급소를 찔렸다. 뒤늦게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보인다. 삼각파도가 한국을 향해 밀려오고 있다. 정신없는 와중이지만 정부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 터지고 나서야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변명은 한 번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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