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경력개발의 중심은
'조직'서 '개인'으로 옮겨가고
'예측'보다 '대응'이 더 유효
요즘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서는 유튜버가 화제다. 만 14세 미만 유튜버의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에는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고 지난달 유튜브가 발표하면서다. 최근 자녀들의 미래 직업으로 유튜버를 고려하면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부모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지난해 말 교육부 조사에서 초등학생 희망 직업에 유튜버가 당당히 5위에 올랐다는 사실이 놀랍지도 않은 세상이다.
개인의 삶에서 일은 필수적이다. 직업 분야에서도 4차 산업혁명을 필두로 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체 직업 중 약 60%가 자동화의 영향을 받으며, 8%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직업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전 세계 근로자 8억 명이 실직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제 개인들은 자신의 직업이 곧 사라지거나 그 모습과 내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모든 세대의 조직원들이 자신의 경력개발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먼저 경력개발을 둘러싼 변화부터 살펴보자. 우선 경력개발의 중심이 ‘조직’에서 ‘개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예측’보다 ‘대응’이라는 전략이 더 유효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자신의 가치에 기반한 자기주도적 유연함이 자리하고 있다. 다음으로 새로운 직업이 빠르게 만들어지면서 미래 필요 역량은 고정돼 있지 않고 계속 변화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경력 유지를 위해 학습해야 하는 영역과 속도가 증가할 것이고 ‘개인의 학습역량’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일터 경험을 통한 학습이 변화의 시대에 조직과 개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원천으로 떠오르면서 ‘학습민첩성’이 주목받고 있다. 학습민첩성은 ‘새롭거나 처음 마주하는 상황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역량을 학습하려는 능력 및 의지’를 일컫는다.
학습민첩성은 자기인식과 피드백 추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학습민첩성이 뛰어난 개인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 장단점은 물론 정서와 감정상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아울러 동료들에게도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요청한다. 그들은 피드백을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여 실수를 인정하고 수정하며, 과정과 결과를 지속적으로 성찰한다.
이 과정에서 본인에게 필요한 학습을 빠르게 파악하고 주도적으로 실천한다. 또한 복잡하고 모호한 상황에도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새로운 관점으로 상황을 파악한다. 변화에 저항하지 않고 수반되는 불편함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결과를 만들어 낸다. 사고와 행동의 유연성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결국 인간의 고유한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법, 즉 자신과 타인, 상황에 대한 깊은 성찰에 기반한 유연한 학습이 우리의 미래 경력을 지켜주는 핵심 역량이 될 것이다. ‘유튜버 전성시대’ ‘인생 100세 시대’를 맞이해 지금이라도 유튜버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임주영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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