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등 금융당국의 통화정책에도 국내 증시는 반응하지 않고 있다. 이른바 '유동성의 함정'에 빠졌다는 진단이다. 이런 시기에는 화성산업, 하나금융지주 등 우량 배당주(株) 투자가 유리할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유동성을 늘리는 '완화적 통화정책' 카드를 잇따라 꺼내들고 있다.
지난달 호주와 인도는 발빠르게 기준금리를 내리고 적극적인 통화정책에 나섰다. 미국 중앙은행(Fed)도 오는 30~3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인하시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미국보다 앞선 전날 기준금리를 기존 1.50%로 0.25%포인트 내렸다. 2016년 6월 1.25%로 0.25%포인트 내린 이후 3년 1개월 만의 조치다.
일반적으로 통화정책이 느슨해지면 유동성이 대거 공급돼 위험자산 등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그렇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 중심의 시장(코스피 내 외국인 투자비중 38.06%, 17일 기준)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우리 증시 자체가 국내 정책 금리보다는 외국인들의 자금 흐름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 호재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국내 시장에 유동성(통화량)이 최대치에 달했다는 점도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이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시중통화량(광의통화·원계열·평잔)은 6.6% 늘었다. 시중통화량 증가율은 지난해 6월 6.1%를 기록한 이후 매달 6.4~6.8%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증시가 상승하기엔 시장에 이미 상당한 통화가 유통되고 있다"며 "금리를 내려도 증시가 오르지 않는 일종의 '유동성의 함정'에 빠진 것"이라고 봤다.
증시 전문가는 저금리시기에 배당주가 유망하다며 투자에 참고할 것을 권했다. 특히 배당성장주가 시장보다 뚜렷한 성과를 보였다. 화성산업 하나금융지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12~2016년 중반, 2018년 5월부터 최근까지 금리가 내려가는 환경에서 배당주가 시장보다 우월한 성과를 보였다.
이 증권사 강송철 연구원은 "배당성장주는 매년 연속해서 배당을 늘린 기업 중 현재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이라며 "배당성장주 포트폴리오는 연초 이후 18% 이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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