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프로미 반려동물 보험'
치료비·배상책임·장례비 지원
[ 임현우 기자 ] 반려동물을 겨냥한 ‘펫(pet) 보험’은 한동안 유망 시장으로 주목받았지만 기대만큼 쑥쑥 크진 못하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게 ‘인증’ 문제다.
국내에선 2014년 반려동물등록제가 시행됐지만 전체 반려견 중 30%가량만 등록돼 있다. 제도 자체에 별 관심이 없거나 동물의 피부에 마이크로칩을 심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주인이 많아서다. 반려동물 식별이 어렵다 보니 보험 사기가 고개를 들기도 했다. 일부 가입자가 한 마리만 반려동물 보험에 들어놓고 여러 반려견에 들어간 진료비를 한꺼번에 청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보험사들은 이런 위험을 고려해 펫 보험료를 상당히 비싸게 매겨왔다.
보험업계에선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개체 식별의 정확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지난 16일 업계 최초로 반려견의 비문(코 지문)으로 인증하는 펫 보험 상품인 ‘프로미 반려동물 보험’을 내놨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강아지들도 비문이 모두 달라 일종의 ‘신분 증명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처음 가입할 때는 동물등록증 없이 비문 사진 세 장을 등록하면 된다. 보험금을 청구할 때는 다시 비문 사진을 찍어 일치 여부를 검증한다. DB손해보험은 올 1월 반려동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핏펫과 업무협약을 맺고 비문 인식 기술 상용화를 준비해왔다. 회사 측은 “반려동물 친화적인 개체 식별 방법을 제공해 국내 펫 보험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도 비문 등록을 동물보호법상의 공식적인 동물등록 방법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 상품은 반려견의 치료비, 배상책임, 장례지원비를 보장한다. 1년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매겨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문 인증을 토대로 개체 식별 오류로 인한 보험금 누수를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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