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亞 13개국서 의약품 유통
호주선 복약관리 앱으로 약물순응도↑
내년 1월 한국에 도입 계획
[ 임유 기자 ] “쥴릭파마의 목표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환자가 더 접근하기 쉽게 만들자’는 겁니다. 의약품을 유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 발을 넓히려는 이유죠.”
어완 뷜프 쥴릭파마코리아 사장(사진)은 “우리가 확보한 데이터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융합해 혁신적인 디지털 헬스케어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1922년 싱가포르에 설립된 쥴릭파마는 한국 대만 등 아시아 13개국에서 의약품 유통, 보험 서비스, 임상 물류 등을 하는 글로벌 의약품 유통기업이다. 현재 국내 약국의 91%, 4100개 이상의 병·의원이 이 회사로부터 의약품, 의료기기 등을 공급받고 있다.
뷜프 사장은 아시아 헬스케어 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두 과제로 물리적 접근성과 비용적 접근성을 꼽았다. 그는 “헬스케어 기업과 환자 사이에서 진료를 제외한 거의 모든 사업을 하면서 헬스케어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며 “우리의 통합 솔루션을 통해 고객사는 연구개발과 영업에 집중할 수 있고 환자는 더 쉽게 헬스케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쥴릭파마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포괄하는 수천만 명의 환자와 2만여 개 약국, 500여 개 제조사 간에 의약품이 이동할 때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만들어진다”며 “우리가 모은 데이터를 사용해 적정한 재고량은 얼마인지, 잠재적인 반품 위험은 없는지 등을 고객사에 알려준다”고 했다. 데이터를 가공하기 위해 본사에서는 데이터 전문가 20여 명으로 이뤄진 부서를 따로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는 9개의 의약품 도매업체와 데이터 컨소시엄을 구성해 의약품 유통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의약품 수요를 예측할 수 있도록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협력을 모색 중이다.
타사와 협력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올초 호주의 디지털 복약관리 플랫폼 기업 메드어드바이저와 합작사를 설립한 게 대표적이다. 메드어드바이저는 호주에서 1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이용하고 있는 복약관리 앱(응용프로그램)이다. 복약시간 알림, 의약품 정보 제공, 전자처방전 재발급 등 편리한 기능을 통해 만성질환자의 약물복용 순응도를 20% 이상 높였다.
뷜프 사장은 “내년 1월 한국에 도입할 계획”이라며 “전자처방전 재발급 등 일부 기능은 규제 때문에 제공되지 않겠지만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앱이어서 출시하려 한다”고 말했다.
쥴릭파마는 2016년부터 싱가포르 정부 지원 아래 쥴릭헬스솔루션을 설립하고 5년간 430억원을 투자해 데이터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를 개발하고 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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