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영업익 '뚝'
[ 김보형 기자 ] 철강과 조선 등 중후장대(重厚長大)형 산업이 휘청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오른 반면 수요 부진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 여건 악화도 실적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포스코는 올해 2분기(4~6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686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실적 ‘마지노선’으로 꼽히던 1조원은 지켜냈지만 전년보다 14.7% 감소했다. 포스코에 이어 2위 철강업체인 현대제철도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30% 넘게 감소한 2551억원에 그친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고로(용광로)를 통해 주요 철강 제품을 생산한다. 그런데 올 들어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다. 호주와 브라질 등에서 수입하는 철광석 가격은 이달 t당 118.6달러로 높아졌다. 작년 7월 가격(t당 64.4달러)과 비교해 1년 새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과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경기 부양책의 하나로 철강 생산을 늘리고 있어 철광석 가격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의 조강(쇳물) 생산량은 세계 조강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7년 만에 국가별 수주 1위를 탈환한 한국 조선업계에도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올 들어 중국에 선박 수주 1위 자리를 내준 데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마저 급감하고 있어서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작년보다 42.3%나 급감했다. 미·중 무역 분쟁과 세계 경기 둔화로 물동량이 감소할 것을 우려한 해운사들이 새 선박 발주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포함)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의 상반기 수주액은 95억8000만달러로, 작년 상반기보다 19.1% 감소했다. 이들 업체의 연간 수주 목표(320억7000만달러)의 29.8%에 불과하다. 올 1분기(1~3월) 281억원 흑자를 낸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조선 중간 지주회사)은 2분기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2017년 4분기부터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2분기에도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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