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한경 공동주최
강병하 감독 '복학' 일반부 대상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다룬
김나연 감독은 청소년부 대상
[ 은정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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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가방을 내려놓는다. 그러고는 유리를 닦고 바닥을 청소한다. 그는 혼자 되뇐다. “대학원에 와서야 알았다. 공부하다 신용불량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바닥을 쓸다가 우연히 발견한 ‘당일 대출’ 광고지. 남자는 대출을 받기 위해 공중전화 부스로 향한다. 수화기를 들고 동전을 넣는 순간 작은 스티커를 발견한다. ‘손에 잡히는 조례’라는 제목의 서울특별시의회 홍보물이다. ‘서울시 의회,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대학원생까지 확대 추진’이란 내용의 조례안을 읽은 그는 다시 가방을 멘다.
강병하 감독이 ‘서울특별시의회 30초영화제’에 출품한 ‘복학(復學)’의 내용이다. 이 작품은 23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받았다. 본의 아니게 신용불량자가 돼 버린 한 남자의 복잡한 마음을 잘 담아내 호평받았다. 대학원 공부를 위해 끝내 불법 사금융 대출까지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 대학원생은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서울시의회 조례안을 보고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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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들은 “다소 어려운 주제를 출품자들이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며 “서울시의회가 제정한 의미 있는 조례들을 우리 실생활과 접목시킨 좋은 사례들이 영상으로 많이 출품됐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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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부 최우수상은 ‘있지 없지(부제: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행복해진 나, 신혼부부의 삶)’를 제작한 김민호 감독에게 돌아갔다. 살 집을 구하는 신혼부부는 공인중개사에게 “조금 넓고 주변이 조용한 집이 있냐”고 물어본다. 공인중개사는 반가운 표정으로 “있지~”라고 답한다. 하지만 신혼부부가 “역세권 주변에 시세보다 저렴한 집, 아니면 그냥 저렴한 집이 있냐”고 질문하자 표정이 굳어지며 “당연히 없지~”라고 딱 잘라 말한다. 갑자기 한 남자가 나타나 이들에게 “있지. 지하철 1분 거리 청년주택”이라고 말한다. 신혼부부 뒤엔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을 설명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서울특별시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 지원’에 관한 조례를 영상으로 쉽게 잘 보여줬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공짜도시락’을 출품한 서울영상고의 고혜린 감독이 받았다. 서울시의회가 2021년부터 고등학교 전 학년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행하기로 의결해 도시락을 싸야 하는 엄마들의 고충을 덜어 냈다는 점을 유쾌하게 담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서울시의회의 신원철 의장과 김생환·박기열 부의장, 노식래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이창학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경제신문의 김정호 경영지원실장(전무), 박성완 편집국 부국장 등도 함께했다.
수상자와 가족 등 300여 명도 시상식에 참석했다. 수상자들에게는 일반부 대상 500만원 등 총 1600만원의 상금이 돌아갔다. 2014년 디지털 싱글 앨범 ‘어제 차이고’로 데뷔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성 솔로 가수 스텔라장이 축하 공연 무대에 올라 시상식 열기를 더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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