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갤노트10도 출시 앞둬
두 제품 흥행 극대화 전략 고심
[ 전설리 기자 ]
삼성전자가 스크린 결함 논란으로 출시를 미룬 첫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를 재설계한 뒤 내부 테스트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말 미국에서 제기된 결함 논란으로 출시를 연기한 지 3개월 여 만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수정 제품의 판매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10’의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로선 두 제품의 흥행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고심할 수밖에 없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GSM아레나는 최근 삼성전자 내부 소식통을 인용, 재설계한 갤럭시폴드가 내부 테스트를 통과해 출격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물질이 들어가기 쉬운 갤럭시폴드의 힌지(경첩) 부분을 틈이 생기지 않도록 디자인 설계를 바꿨다. 뜯어낼 수 있어 문제가 됐던 필름 형태의 화면 보호막은 테두리(베젤) 밑으로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으로 갤럭시폴드 화면 보호막 역할을 하는 투명 폴리이미드(PI)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제품 양산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화면 보호막엔 미국 코닝의 고릴라 글라스와 같은 유리 소재를 쓴다. 갤럭시폴드는 접어야 하기 때문에 화면 보호막에 플라스틱 일종인 PI를 적용했다.
갤럭시폴드 출시 시기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갤럭시노트10이다. 삼성전자로서는 갤럭시폴드보다 갤럭시노트10의 흥행이 더 중요하다. 갤럭시폴드는 판매량이 거의 정해져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은 올해 갤럭시폴드를 100만 대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시장에서 100만 대만 판매하겠다는 의미다.
하반기 실적을 좌우하는 갤럭시노트10은 많이 팔아야 한다. 전자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10 출시 이후 재설계한 갤럭시폴드 판매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노트10은 다음달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공개한다. 국내에선 9~19일 사전예약을 거쳐 23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한 차례 스크린 결함 논란에 휩싸였던 갤럭시폴드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자칫 갤럭시노트10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갤럭시폴드와 갤럭시노트10 수요층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갤럭시노트10 판매가 어느 정도 이뤄진 뒤 갤럭시폴드를 내놓는 게 낫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도 “갤럭시노트10 출시 일정은 정해졌지만 갤럭시폴드 출시 일정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첫 폴더블폰 ‘메이트X’도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화웨이는 미·중 무역갈등 영향 등으로 메이트X 출시를 6월에서 9월로 미뤘다. 최근엔 다음달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 측은 화웨이와의 출시 경쟁에 대해 “출시 일정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인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또 다른 완성도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최초 타이틀보다 완성도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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