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붓고 자다가 숨차서 깨는 심부전증, 약 먹다가 임의로 끊으면 증상 더 악화

입력 2019-07-26 16:54   수정 2019-07-27 02:52

이대서울병원 명의와 함께하는 중중질환 극복법

조인정 < 순환기내과 교수 >

복수 차고 소화불량 증상도
피가 제대로 돌지 않아 생겨
젊을때부터 혈압·당뇨 관리를



[ 이지현 기자 ] “관절이 아파 운동하기 힘든데 근력이 떨어지면서 운동할 때 숨찬 증상이 생기면 ‘나이 들어 그러려니’ 하고 거동하지 않는 방식으로 적응해 점점 방안에만 있게 됩니다. 운동할 때 남들보다 숨찬 증상이 심하거나 몸이 붓는 증상과 함께 숨찬 증상이 있다면 심부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병원을 찾아 검사받아야 합니다.”

조인정 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사진)는 “심부전은 심장 펌프 기능이 떨어지거나 몸에서 원하는 만큼의 혈액을 심장이 공급해 주지 못하는 질환”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심부전과 심장판막질환, 심근증 등을 치료하는 내과의사다. 심부전 환자의 심장이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 심실재동기화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심부전 초기에는 운동할 때만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하다가 질환이 진행되면서 평소에도 호흡곤란이 생긴다”며 “질환이 더 진행하면 잠잘 때도 숨찬 증상이 생겨 밤에 잠을 자다가 숨이 차서 깨기도 한다”고 했다.

심부전은 고령층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 질환 중 하나다. 국내 80세 이상 고령층의 심부전 유병률은 12% 정도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질환 중 하나다. 2015년 국내 심부전 유병률은 1.6%였지만 2040년 3.3%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사망 위험이 높다. 심부전 환자의 5년 사망률은 50%다. 폐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보다 사망률이 높다. 심부전은 다양한 심장질환이 악화돼 생기는 종착역 같은 질환이다. 심근경색, 심근증, 심장판막질환 등이 심부전으로 이어지는 환자가 많다. 술을 많이 마셔 생기는 알코올성 심근증, 갑상샘 질환 때문에 심장 기능이 망가지는 것도 심부전의 원인이다.

조 교수는 “젊을 때부터 혈압, 고지혈증, 당뇨를 제대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종종 고혈압 약 먹는 시기를 늦추겠다고 약을 먹지 않는 환자도 있는데 더 심한 심장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했다.

유난히 다리가 붓거나 복수가 차고 소화가 되지 않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심부전 환자도 있다. 숨찬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보다 대부분 증상이 심한 환자다. 심장이 펌프 기능을 못하면서 혈액순환이 안 되면 다리가 붓는다. 소화불량도 마찬가지다. 위, 간에 있는 혈액으로 피가 제대로 돌지 않아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심부전으로 진단되면 약물치료를 한다. 몸속 수분과 나트륨을 제거해 증상을 줄이는 약, 심장근육이 망가지는 것을 막고 기능을 높이는 약, 혈관을 확장해 혈액 순환을 돕는 약 등을 복용해야 한다. 조 교수는 “심부전 환자는 먹어야 하는 약의 개수가 많아 약을 빼먹기도 하고 임의로 약을 끊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심부전 증상이 악화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약을 잘 먹다가 안 먹는 것”이라며 “절대 약을 임의로 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약으로도 효과가 없는 심부전 환자는 심방이 멈출 때를 대비해 제세동기를 삽입하거나 재동기화 치료를 한다. 제세동기는 심장이 멈추면 몸속에서 심장을 다시 뛰도록 하는 장치다. 10년 정도 지나면 배터리를 갈아줘야 한다. 재동기화 치료는 심부전이 심해 심장이 엇박자로 뛰는 환자의 심장 박동을 맞춰주는 치료다. 조 교수는 “고혈압을 방치한 30~40대 젊은 남성이나 술을 많이 먹는 젊은 층에 갑자기 심부전 증상이 생겨 응급실에 실려오기도 한다”며 “젊은 환자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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