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패트리엇 사각지대 노리는 北 미사일…전문가 "요격 장담 못해"

입력 2019-07-26 17:25   수정 2019-07-27 04:09

미사일 궤적 추적 실패했던 軍
"두 발 모두 600㎞ 비행" 또 정정



[ 임락근/이미아 기자 ] 북한이 개발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존 탄도미사일과 달리 변칙 비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요격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지난 2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러시아 이스칸데르와 비슷한 비행 특성을 지닌 새로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평가된다”며 “‘풀업(하강 단계에서 상승비행)’ 기동 등 하강 단계에서 요격 회피 기동 비행 특성이 있다”고 26일 설명했다.

합참은 이날 북한이 25일 쏘아올린 미사일 두 발 모두 비행 거리를 약 600㎞로 정정했다. 전날엔 각각 430여㎞, 690여㎞를 날아갔다고 발표했다. 합참 관계자는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의 곡선 비행이 아니라 레이더 상실고도(음영구역) 이하에서 풀업 기동을 해 초기 판단된 비행거리와 차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변칙 비행을 해 실제 비행거리가 예측값과 달랐다는 얘기다.

이번에 북한이 개발한 미사일은 국내 미사일방어(MD) 체계의 사각지대를 노린 것이라는 평가다. 정점고도가 50여㎞에 불과하고, 40~50㎞의 중고도를 주로 비행해서다. MD의 주력 무기인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체계는 지상에서 고도 20~30㎞ 사이의 저고도 비행체가 공격 대상이다. 2017년 들여온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는 고도 50㎞ 이상의 고고도 비행체가 주요 요격 대상이다.

이번 미사일과 관련해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 전술유도무기 체계의 신속한 화력대응능력, 전술유도탄의 저고도 활공도약형 비행궤도 특성과 그 전투적 위력에 대해 직접 확인하고 확신할 수 있게 된 것을 만족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북한이 개발한 미사일의 원형격인 러시아 이스칸데르-M 미사일은 하강 단계에서 활강하다 수직상승을 하는 등 변칙적 비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요격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전문가 사이에선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을 요격하기 어려울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사일방어 전문가인 정창욱 국방정책자문위원은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체계는 완벽한 포물선을 가상하고 예상 비행 지점을 계산해 요격하는 시스템이지만 북한이 개발한 미사일은 변칙적인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다”며 “종말 단계에서 여러 발의 패트리엇 미사일을 발사하면 이론적으로 요격이 가능하지만 성공을 장담하진 못한다”고 말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종말 단계의 요격이 어려울 수 있으니 발사 단계부터 탐지하고 추적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며 “한·미·일 안보 공조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M-SAM(중거리 지대공미사일) 등 북한의 변화하는 위협에 대비해 미사일방어 능력을 지속 보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군 탐지자산으로 종말 단계 비행궤적을 포착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선 “탐지레이더는 지구 곡률로 발생하는 음영 구역이 생기는데, 북한이 북동쪽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음영구역이 좀 더 확대돼 탐지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며 “남쪽 방향으로 날아오는 건 우리 군 탐지레이더로 모두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락근/이미아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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