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러시아 군용기 무단 진입,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문재인 대통령이 29일부터 닷새간 계획했던 하계휴가를 취소한 것은 현시점에서 청와대를 비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 갈등이 격화했고 러시아 군용기가 영공을 무단으로 진입한 데다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안보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 2일 일본이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을 고심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는 해석도 있다.
3년간 개별 품목에 대한 심사를 면제받았던 한국 기업은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결정되면 일본으로부터 품목별로 일일이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안건을 논의하는 다음 달 2일 일본 각의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한 한일 갈등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취소한 휴가 기간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집무실에 출근해 정상적으로 업무를 볼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다음 달 2일까지는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관련한 현안을 주로 보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경제보복 외에도 러시아의 독도 영공 침범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로 한반도 정세에 '격랑'이 일고 있어 이에 대한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 역시 휴가 취소의 배경이 됐을 확률이 높다.
국내 현안 중에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시급하다. 최근에 더해진 일본 수출 규제 대응 예산 증액분까지 더해 정부가 지난 4월 제출한 총액 '6조7000억원 + α' 규모의 추경안은 다음 달 10일이면 19년 만에 '역대 최장기간 국회 체류' 기록을 바꾸게 된다.
다음 달 중 있을 것으로 보이는 개각 등 국정 전반의 구상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청문회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교체 대상 부처의 후임 장관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9월 정기국회 전에는 개각을 완료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여서 후임 인선에도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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