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노사 갈등…조선 빅3의 '우울한 여름휴가'

입력 2019-07-28 18:39   수정 2019-07-29 02:19

29일부터 내달 8일까지 단체휴가
수주 줄어 영업손실 수백억인데
노조는 기본급 인상·성과급 요구



[ 김보형 기자 ]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의 여름휴가가 이번주부터 시작된다. 실적 부진과 수주 감소,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난항 탓에 어느 때보다 ‘우울한 휴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도크(배를 만드는 작업장)를 닫고 단체 휴가에 들어간다. 이 회사는 해양플랜트(원유 및 가스 생산·시추 설비) 부문 실적 부진 탓에 올 2분기에 57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그럼에도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과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7일 파업 찬반투표에서 59.5%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둘러싼 노사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물적분할(법인분할) 주주총회 과정에서 주총장 점거와 생산 방해 등 불법 행위를 한 노조 측에 92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하고 지난 23일 1차로 30억원대 소송을 냈다. 노조는 “정당한 노조 활동을 짓밟는 노동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같은 기간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문을 닫고 휴가에 들어가는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지난 10일 92%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 철회와 기본급 5.8% 인상, 정년 연장(60세→62세) 등을 요구했다. 다음달 5~9일 집중 휴가를 떠나는 삼성중공업도 노조 격인 노동자협의회가 2015년 이후 4년 만에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임단협 난항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올 2분기 5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조선업황은 올 들어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 조선 빅3의 상반기 수주액은 95억8000만달러로, 작년 상반기보다 19.1% 감소했다. 이들 업체의 연간 수주 목표(320억7000만달러)의 29.8%에 불과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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