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마스터플랜 세우는 '대학혁신센터' 출범

입력 2019-07-29 15:57   수정 2019-07-30 09:34

"서울대 싱크탱크 역할"
지난 6월부터 운영
단과대별 사업·전략 DB화



[ 정의진 기자 ] 서울대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학의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세우기 위해 최근 본부 산하에 ‘대학혁신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대학혁신센터는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서울대의 미래 먹거리 개발 등을 위해 역점적으로 설립을 추진해온 조직이다.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던 서울대의 주요 사업과 전략을 통합 관리하고, 객관적인 수치로 데이터화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할 전망이다.

데이터에 기반한 미래 기획

29일 서울대에 따르면 대학혁신센터는 지난 6월 본부 기획처 산하에 설립됐다. 대학혁신센터의 핵심 기능은 △서울대의 혁신과제 개발 및 장기적인 전략 기획 △국공립대 사이의 협력 과제 개발 △고등교육 정책 비전 제시 및 발전 방안 연구 등 세 가지다.

대학의 사업을 기획하는 업무는 그동안 본부 차원에서 수행해왔다. 그러나 대학혁신센터의 방점은 ‘데이터화’에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대는 그동안 교수별, 단과대학별로 수행하는 다양한 사업과 전략을 통합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하지 못했다. 축적된 과거 데이터가 없으니 새로운 사업을 기획할 때마다 불필요한 회의가 반복되는 비효율이 발생했다. 대학혁신센터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에서 발생하는 여러 데이터를 수집해 더욱 효율적으로 미래를 기획하는 중책을 맡았다.

전문적인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위해 서울대는 대학혁신센터 산하에 ‘데이터통합관리부’를 두고 박사급 인력 2명을 최근 신규 채용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삼성의 옛 미래전략실이 장기간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삼성 전체 계열사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냈던 것처럼 대학혁신센터는 서울대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비전 제시, 국공립대 협력 모색도

서울대는 학칙을 통해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대학혁신센터의 주요한 기능으로 명시했다. 이를 위해 대학혁신센터는 박사후과정(포닥: post doctor)과 관련한 연구를 핵심 프로젝트로 수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들이 학문을 지속하지 못하고 시간강사로 전국 대학을 전전하는 현실을 극복하자는 취지에서다. 서울대 관계자는 “포닥 과정은 학생 때 습득한 지식을 연구자로서 성숙시키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며 “한국도 해외처럼 포닥 과정이 안착되고 확산돼야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국공립대와의 협력기반을 내실화하는 것도 대학혁신센터의 중요한 역할이다. 서울대는 이를 위해 의료, 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타 국립대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혁신센터장을 맡은 강준호 서울대 기획처장은 “대학혁신센터를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혁신과제를 도출하고, 나아가 한국의 고등교육 혁신을 위한 정책 개발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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