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R' 소리 콘텐츠가 진화했다

입력 2019-07-31 17:47   수정 2019-08-01 00:08

피지 관리·스케일링 등 다양
귀에 박힌 돌 제거하기 영상은
두 달 만에 조회수 389만회



[ 홍윤정/남정민 기자 ]
“귀가 아파서 오셨죠? 아프면 손을 들어주세요.”

여성의 얘기가 끝나자 금속 의료기기가 부딪치고 귓속을 솜으로 닦는 소리가 이어진다. 이비인후과 진료실을 촬영한 것처럼 보이는 이 영상은 ASMR이다. 여러 가지 도구로 병원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재연했다.

이 영상 제작자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하쁠리다. 대표작인 ‘귀에 박힌 돌 제거하기’ ASMR은 업로드한 지 두 달 만인 30일 조회수 389만 회를 넘었다. 비슷한 방법으로 제작한 ‘귀청소’ ‘피지 관리’ ‘스케일링’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하쁠리는 “진짜와 비슷한 소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실리콘 재질의 귀를 직접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소리로 다시 태어난 해리포터

ASMR로 불리는 소리 콘텐츠가 진화하고 있다. 익숙한 소리로 다른 소음을 덮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백색소음의 단계를 넘어섰다. 크리에이터가 역할극을 하는 ‘롤플레이 ASMR’, 상상 속 소리를 만들어내는 ‘공간 상상 ASMR’ 등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구독자가 186만 명에 이르는 크리에이터 뽀모도 롤플레이 ASMR 제작자로 유명하다. ‘사랑하는 아가씨를 위한 메이크업’ ‘판타지 마법상점’ 등이 대표작이다. 화장용 브러시를 흔들면 사각사각 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대단할 것 없어 보이는 이들 영상의 조회수는 모두 200만 회가 넘는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속 장소를 소리로 표현한 콘텐츠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공간 상상 ASMR’이다. 크리에이터 soupe의 채널에 올라온 해리포터 시리즈가 유명하다. ‘해리포터 호그와트-그레이트 홀 입체음향’ ‘호그와트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주말 밤’ 등이 대표적이다.

오디오북, 광고 등에도 쓰여

ASMR을 상업적으로 활용한 사례도 늘고 있다. 아이돌그룹 AB6IX(에이비식스)의 이대휘는 동화 ‘장화 신은 고양이’와 ‘아기 돼지 삼형제’ 오디오북을 녹음하면서 ASMR 버전을 별도로 발매했다. 공간 상상 ASMR을 오디오북 효과음으로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광고와 ASMR도 궁합이 잘 맞는다. 특히 ‘먹는 소리’에 집중한 광고가 많다. 방송인 이영자가 치킨을 뜯는 소리를 강조한 60계치킨의 광고가 대표적이다. 배우 공유의 숨소리를 공기청정기 홍보에 활용한 코웨이 광고도 ASMR을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최근 우리은행은 유튜브 서브채널 웃튜브(₩ooTube)를 통해 ASMR 시리즈를 내놨다. 여신거래 기본약관, 근저당권 설정계약서 등을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읽어준다. 이 콘텐츠의 목적은 수면 유도다. 지루하고 복잡한 약관을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콘텐츠의 평균 조회수는 유튜브에서만 3만 건에 이른다. 페이스북 등 다른 채널에서도 비슷한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ASMR 음원이 별도의 상품으로 발돋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ASMR 시장이 더 커지면 ‘소리 상표’ 등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톡의 메시지 수신음 ‘까톡’처럼 창작자가 누구인지를 연상할 수 있는 차별화된 소리라면 상표 등록이 가능하다는 게 특허청의 설명이다.

홍윤정 기자/남정민 인턴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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