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제재 이후 리알화 가치 급락해
이란 정부가 화폐 단위를 1만 대 1 비율로 축소(리디노미네이션)하고 화폐 이름을 바꾸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알리 라비에이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 내각은 화폐 단위를 1만 대 1 비율로 줄이고 통화명을 기존 리알에서 토만으로 변경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승인안에 따르면 현행 1만리알은 1토만으로 단위와 이름이 바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 탈퇴를 선언한 직후부터 이란 리알화 가치는 급속히 떨어졌다. 이 통화는 3년 전 달러당 약 3만7000리알에 거래됐으나 지난해 18만리알로 급락했다.
AFP는 “현재 리알화는 달러당 약 12만리알로 거래되고 있다”며 “이는 물건을 사기 위해 지갑에 두꺼운 지폐 뭉치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거래를 단순화하기 위해 이란 현지에선 자체적으로 화폐 단위를 축소해 사용해왔다는 설명이다.
라비에이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사회적 관습에 더 부합되고 국가 통화를 더욱 효과적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만은 이란에서 1930년대까지 쓰인 통화명으로, 실생활에서는 여전히 리알보다 흔하게 쓰인다.
화폐 개혁안은 지난 1월 이란 중앙은행이 리알화의 가치를 안정시키고 현금 거래와 회계를 간소화한다는 취지로 정부에 제출했다. 이 방안은 추가로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리알화의 리디노미네이션은 과거 정부에서도 수차례 시도됐다가 의회의 반대로 번번이 실행되지 못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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