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北 미사일 논의
英·佛·獨 요청…비공개 회의
[ 주용석 기자 ]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이 최근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이 약속을 위반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슈퍼 매파(초강경파)로 꼽히는 볼턴 보좌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레드라인’을 넘은 건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대북 협상 기조를 재확인하며 실무협상 재개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한 차원으로 보이지만, 북한 도발을 용인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 약속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직후 “김 위원장은 로켓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볼턴 보좌관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이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소형 미사일들일 뿐”이라며 “미국을 향한 경고가 아니다”고 말해 ‘한국 등 동맹과 주한미군, 주일미군의 안전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데이브 크레이트 미 전략사령부 부사령관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보유하거나 개발 중인 미사일 역량이 반영됐지만 특별히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일 보도했다. 북한의 도발이 이달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예정대로 한·미 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한·미 훈련과 관련해 “어떤 조정이나 변동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최근 잇따른 미사일 발사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 회의를 2일 새벽(한국시간) 소집하기로 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논의를 위한 안보리 소집은 2017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안보리 회의는 영국, 독일, 프랑스가 소집을 요청했다. 안보리는 북한에 대해 어떤 종류의 탄도 미사일 발사도 금지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안보리 상임 이사국, 독일은 비상임 이사국이다. 미국은 이번 소집 요구에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 미사일 발사를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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