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주겠다는 쌍용차, 덜 받겠다는 노조…임단협 무분규 타결

입력 2019-08-02 11:51   수정 2019-08-02 13:22

쌍용자동차, 10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
지난해 임금 동결한 쌍용차 노조, 올해는 통상임금 해소 앞장
쌍용차 "실질임금 보장"…기본급 인상
노사 "회사 생존·고용 안정이 최우선 과제"




쌍용자동차가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2019년 임금 협상을 최종 마무리 지었다고 2일 밝혔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 1일 임금협상 잠정합의 후 실시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합의안이 74.6%의 찬성률로 가결됨에 따라 임금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회사가 현재 처한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노사가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조성된 덕분이다.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 7만277대를 판매하며 16년 만의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1조8683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투자 확대와 영업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손실 769억원, 당기순손실 776억원을 기록했다. 쌍용차는 "노사가 회사의 생존과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신속하게 최종 합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여러 노조가 임단협 협상을 결렬하고 파업에 나서는 가운데, 쌍용차 노사는 지난 2010년 이후 10년 연속 무분규로 교섭을 마무리 지으며 업계 귀감이 됐다. 쌍용차는 임직원 모두 한마음으로 하반기 생산·판매와 경영효율 개선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상의 주요 내용은 임금부문은 △기본급 4만2000원 인상 △경영위기 타개 동참 장려금 100만원 지급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 등이 포함됐다. 상여금 지급 주기 변경은 최저임금제도와 맞물려 현행 짝수 달에 100%로 지급하던 상여금을 12개월로 나눠 매달 지급하는 안이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합산하는 것에 노조가 협력하며 회사는 추가적인 인건비 지출 부담을 덜었고 자금 소요계획을 일정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노조의 협력에 쌍용차도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 쌍용차는 "긴박한 경영위기 상황이지만, 지난해 노조가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임금 동결에 찬성해준 바 있다"며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회사가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회사의 경영 상황을 걱정해 고통을 분담하고, 회사는 노조의 추가적인 부담을 막아주는 상생이 이뤄진 것.

특히 자동차업계가 교섭결렬과 쟁의 행위 돌입 등 일제히 파업을 예고하며 올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어 쌍용자동차의 이번 임금협상 타결은 업계에 바람직한 노사관계의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는 “회사의 생존과 고용안정을 위해 양보와 결단을 내려준 노동조합과 조합원 들께 감사 드린다”며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은 만큼 이제 하반기 이후 생산·판매 증대는 물론 품질개선을 통한 고객만족과 경영효율 개선에 전 임직원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노조는 2010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에서 탈퇴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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