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37%·혼다 41% '뚝'
수입차 점유율도 6.5%P 하락
[ 도병욱 기자 ]
일본 자동차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의 결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2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5개 일본 브랜드 차량 신규 등록 대수는 2679대로 지난 6월(3950대) 대비 32.2% 줄었다. 일본 5개 브랜드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20.1%에서 13.6%로 6.5%포인트 떨어졌다.
5개 브랜드 중 전월 대비 판매량이 늘어난 곳은 하나도 없었다. 전체 수입차 등록 대수는 6월(1만9715대)과 7월(1만9691대)이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도요타 판매량은 1388대에서 869대로 37.4% 줄었다.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지난달 982대 판매에 그쳤다. 전월 대비 24.6% 감소한 규모다. 혼다 판매량은 한 달 만에 801대에서 469대로 반토막 났다. 닛산과 인피니티 판매량도 뚝 떨어졌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지난해 9월부터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수입 디젤차를 새로 인증받는 데 걸리는 시간이 배로 늘어나면서 디젤차 비중이 높은 유럽차를 대신해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중심의 일본 브랜드가 반사이익을 봤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국내에서 판매된 일본차는 2만3850대로 전년 동기(2만1526대)보다 10.8%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상승세는 1년도 가지 못했다. 지난달 1일 일본 정부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닛산은 지난달 16일 열 계획이던 신형 알티마 미디어 시승행사도 갑자기 취소했다.
일본차의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신규 등록 차량 중에는 6월 이전에 계약한 차량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는 차량을 계약한 이후 2~3개월 뒤에 차량을 받아 등록하는 경우도 많다”며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의 영향은 8월 통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브랜드 차량을 판매하는 딜러들은 초비상이다. 한 일본차 딜러는 “차량을 구매하겠다는 이들은 물론 견적을 내러 오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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