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엘라 봉쇄 또는 격리 고려"

입력 2019-08-0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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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봉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위기 해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압박 수위를 올리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기자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봉쇄나 격리를 고려하고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해 경제적·외교적 제재로 압박하고 있는 수준을 뛰어넘어 쿠바에 했던 것과 같은 수준의 ‘완전한 봉쇄’까지 언급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단답형 대답 외에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지만 2일 미국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봉쇄 가능성 발언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며, 이것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정책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현재 바베이도스에서 야권과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마두로 정부를 압박하는 효과가 있길 바란다며 "마두로 대통령은 스스로 출구 전략을 모색할 기회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정부 관계자 두 명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며 외교적 제재도 이어갔다.

미국 정부는 오는 6일 페루 리마에서 베네수엘라 위기 해법 모색을 위해 열리는 국제회의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을 참석시킬 예정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미국이 참석할 예정이고 존재감이 클 것이다. 야권 지도자인 과이도 의장에게 강한 지지를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로스 장관은 마두로 대통령 퇴진 이후 베네수엘라 재건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페루의 제안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는 마두로 대통령 연임 이후 이어지는 베네수엘라의 정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관련국의 의견을 모으기 위한 자리지만 마두로 정권의 우방인 러시아, 중국, 쿠바 등은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앞서 "마두로 대통령이 없는 자리에서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인지 모르겠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나머지 참가국들은 대부분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는 국가들이다.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통해 당선된 것이라고 비난하며 지난 1월 '임시 대통령'을 자처했고 미국 등 50개국 이상이 그를 지지했다.

결과적으로는 반쪽짜리 회의가 돼버린 셈이지만 미국은 반(反) 마두로 진영의 선봉답게 포스트 마두로 구상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도를 이번 회의를 통해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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