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지지 않습니다' 내걸은 당정청 회의…"전화위복 계기 삼자"

입력 2019-08-0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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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정부·청와대, 고위당정청협의회 열어
이낙연 총리 "발표 대책 일관되게 추진"
이해찬 "명백한 도발행위"…이인영 "국회가 경제임시정부 자임해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4일 국회에서 고위당정청협의회를 열고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당정청은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앞서 민주당은 태극기를 배경에 '오늘의 대한민국은 다릅니다. 다시는 지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백드롭(배경막)을 당 대표실에 새로 설치했다. 이를 배경으로 당에서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차리를 채웠다. 청와대에서는 김상조 정책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자리했다.

주요 인사들은 일본을 맹비난하면서 '독립'을 강조했다. 특히 '제2의 독립운동', '경제임시정부', 일본 군국주의 부활' 등 자극적인 표현들이 쏟아졌다. 이해찬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일본 정부가 결국 선을 넘었다"며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한국에 대한 경제 전쟁을 선포한 명백한 도발 행위"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는 이제 큰 변곡점을 맞이했다.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할 때다"라며 "이럴 때일수록 당정청의 노력이 선행돼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화이트리스트 배제 대상 1194개 중 100개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며 방어헤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그는 "이번 사태가 산업 경쟁력 강화와 제조업 혁신을 이루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 달라"면서 "여야가 정쟁을 중단하고 하나로 힘을 합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 또한 "오늘부터 일본 정부의 경제 도발이 철회될 때까지 모든 정치 세력은 정쟁을 중단하고, 오직 국민과 한마음 한뜻이 돼 일본 경제 도발을 배격하고 경제 도약을 이루는 데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신흥무관학교가 독립운동의 핵심 인재를 키운 것처럼 수많은 다양한 기술 무관학교가 들불처럼 중흥하도록 경제적, 재정적,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회는 경제 임시정부를 자임한다는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일본이 외교적 협의도, 미국의 중재도 일부러 외면하고 우리에 대한 경제 공격으로 직행했다"며 "정부는 일본의 경제 공격에 대해 상세한 산업 대책을 착실히 이행해 전화위복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본의 잇따른 조치에 따라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세계 경제와 동북아 안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일본이 이런 전개를 원했는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이 총리는 당면과제로 ▲소재·부품 산업을 키워 과도한 대일본 의존을 탈피하고 산업의 저변을 넓히는 것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적 분업 체계를 다지는 것 ▲제조업을 새롭게 일으키는 것 ▲청장년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 등을 제시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아베 정부는 일본의 과거를 부정하고 한국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피해가 없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 공격에 따라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기업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그동안 우리 사회가 결정하지 못한 여러 중요한 현안을 해결하는 계기로도 삼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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