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액공제 감안하면 성과 더 커
[ 양병훈 기자 ] 연금저축 펀드의 수익률이 올 들어 크게 개선됐다. 연금저축 펀드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채권이 금리 인하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수익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연금저축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4.69%(지난 2일 기준)를 기록했다. 연금저축 펀드는 2013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뒤 2016년까지 연간 수익률이 -3~3% 수준에 머물렀다. 2017년에는 글로벌 자산 가치 상승으로 13.96%로 뛰었으나 이듬해 -11.85%로 급전직하했다. 올해는 수익률이 다시 플러스로 전환됐다.
연금저축은 만 55세 이후 투자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는 노후대비용 상품이다. 개인이 알아서 가입한다는 점에서 국민연금(국가 보장), 퇴직연금(기업 보장)과 구분된다. 연금저축 중에서 증권사가 판매하는 것이 연금저축 펀드다. 은행과 보험사가 파는 상품의 경우 각각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보험이라 부른다. 연금저축 펀드는 기대 수익률과 리스크가 다른 연금저축 상품에 비해 높은 편이다. 연금저축 계좌에 넣은 돈은 연간 400만원까지 13.2%(지방소득세 포함)를 세액공제해준다.
개별 펀드의 수익률을 보면 미래에셋연금글로벌헬스케어 펀드가 14.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래에셋개인연금글로벌헬스케어 펀드 13.91%, 한화연금저축글로벌헬스케어 펀드 7.64% 순이었다. 수익률이 가장 낮은 펀드는 -23%를 나타낸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 펀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리 인하 움직임이 연금저축 펀드의 수익률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달 18일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내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연내 금리 인하를 예고하는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통화 완화 기조로 선회하고 있다.
연금저축 펀드는 채권투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차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해외 주식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연금저축 펀드 수익률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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