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산업경쟁력 강화" vs "日과 기초과학 격차 50년"

입력 2019-08-04 18:50  

'日 화이트리스트 배제' 고위 당정청 대책 회의
이해찬 “일본 정부가 결국 선을 넘었다”
민경욱 "어떻게 짧은 시간에 기술개발?"





이낙연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당·정·청 고위 관계자들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 배제 조치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어려운 경제 상황에 일본의 경제 보복이라는 대형 악재가 터진만큼 보다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이 나오리라 기대했다"면서 실망감을 표했다.

민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자신감 갖고 단합'을 외치더니 당정청이 모여서는 하나마나한 소리만 했다"면서 "24개 노벨상을 받은 일본과의 기초과학 기술격차가 50년이나 된다고 한다. 소재와 부품 산업을 키우겠다지만 어떻게 짧은 시간안에 기술 개발을 한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한 뒤 처음 진행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일본 보복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부당한 조치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면서 "우리 산업의 핵심 요소인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예산과 금융 등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가 이번 일을 전화위복 계기로 삼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이미 발표했거나 발표할 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에 앞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SNS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정권이 말로는 결사항전을 부르짖으면서 어떻게 일본을 이겨낼지는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외교 해법을 통한 위기 돌파,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독립성 확보 같은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상응하는 단호한 조치'도 좋지만 국가 관계는 복수 영화를 찍는 것이 아니다"라며 "희망적 망상적 사고에서 벗어나 냉혹한 현시을 직시해야 할 때다. SNS를 하고, 총선 표 계산을 할 시간에 차라리 국제 정치학 교본을 정독하라"고 조언했다.

이는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에서 현재 한일 갈등 양상이 내년 4월 총선에서 민주당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배포한 일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가 파장을 일으키자 민주연구원은 "부적절했다"고 사과했으며 이해찬 대표는 양정철 원장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당·정·청 회의 주요 인사들은 일본을 맹비난하면서 '독립'을 강조했다. 특히 '제2의 독립운동', '경제임시정부', 일본 군국주의 부활' 등 자극적인 표현들이 쏟아졌다. 이해찬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일본 정부가 결국 선을 넘었다.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한국에 대한 경제 전쟁을 선포한 명백한 도발 행위"라고 경고했다"며 "이럴 때일수록 당정청의 노력이 선행돼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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