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모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한일 무역갈등 등의 우려가 증시를 뒤흔들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15포인트(2.56%) 급락한 1946.9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1950선을 밑돈 것은 2016년 6월28일(1936.22) 이후 3년1개월 만이다.
이날 지수는 하락 출발한 이후 장중 역외위안화(CNH)가 달러당 7위안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하락 기울기가 가팔라졌다. 원·달러 환율도 1210원선을 넘겼다. 지난 2일 불거진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한일 무역갈등의 영향이 지속됐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對中) 추가 관세 부과 압력,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제외 등에 따른 환율 급등, 이에 동반한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등이 지수를 끌어내렸다"며 "현 상황에서 주가의 하단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3142억원, 개인은 4404억원 순매도에 나선 반면 기관은 7332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776억원, 비차익거래가 92억원 순매수로 총 869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업종이 내렸다. 주로 소형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의약품은 8%대로, 운수창고 비금속광물 화학 등도 3% 이상 내렸다. 반면 통신업은 1% 미만으로 소폭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도 하락세가 우위를 점했다. 셀트리온은 10% 넘게 떨어졌고 LG화학 네이버 포스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도 1~3%대로 내렸다.
이날 시장에서 하락한 종목은 816여개에 달한다. 반면 상승한 종목은 66개에 그쳤다. 상한가는 4개, 하한가는 없었다. 11개 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코스닥지수는 폭락했다. 45.91포인트(7.46%) 하락한 569.7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614.69로 하락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600선을 내줬다. 이후 장중 6%대까지 하락하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가 해제된 이후 추가로 하락한 지수는 7% 넘게 떨어졌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2시 9분 12초에 코스닥150선물가격과 현물지수(코스닥150)의 변동으로 이후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사이드카) 된다고 공시했다. 2시 15분께 사이드카는 풀렸다.
사이드카는 시장 상황이 급변할 때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해 프로그램 매매가 코스닥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는 제도다. 이날 코스닥 지수에 발동된 사이드카는 2016년 6월 24일 이후 3년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의 수급 부담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며 "바이오 업종의 시장 상황도 오는 10월까지는 신약 임상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향후 무역분쟁 같은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외국인은 371억원 팔아치웠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1억원, 236억원 사들였다.
신라젠은 펙사벡의 임상 3상 중단에 대해 펙사벡 자체 문제가 아닌 표적항암제 병행요법의 치료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주가는 이틀째 하한가를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헬릭스미스 메디톡스 등 바이오 관련주도 큰 폭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크게 상승했다. 역외위안화(CNH)가 7위안선을 넘어서는 등 우려가 커졌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3원 상승한 1215.3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4∼5월 단기급등하며 종가 기준으로 5월 17일 1191.5원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이후 하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며 6월 28일엔 1154.7원까지 내렸다. 하지만 미중, 한일 무역갈등 겹악재에 심리적 저항선인 1200원선을 돌파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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