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정수 기자 ]
삼성전자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로 불리는 인공지능(AI)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석학 영입 등에도 힘쓰는 중이다.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인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우수인재 영입 박차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삼성리서치(SR)를 출범시켰다. 삼성리서치 산하엔 AI센터를 신설하고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인 인공지능 관련 선행연구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거점도 확보했다. 작년 1월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했고 같은해 5월엔 영국 케임브리지(22일), 캐나다 토론토(24일), 러시아 모스크바(29일)에 AI 연구센터를 추가적으로 개소했다. 9월에는 미국 뉴욕, 10월에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AI 연구센터를 열었다. AI 관련 글로벌 우수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 분야에 강점을 가진 지역에 연이어 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5개국 7개 AI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우수 인재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8년 6월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 세바스찬 승 교수를 영입했고 코넬대에선 다니엘 리 교수를 스카우트했다. 승 교수는 삼성 리서치(SR)에서 삼성전자의 AI 전략 수립과 선행 연구 자문을 맡는다.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이다. 다니엘 리 교수도 삼성 리서치에서 차세대 기계학습 알고리즘과 로보틱스 관련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올해엔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미국 하버드대 위구연 교수를 펠로(Fellow)로 영입하기도 했다. 펠로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전문가에게 부여하는 회사의 연구 분야 최고직이다. 위 펠로는 인공신경망 기반 차세대 프로세서 관련 연구를 맡았다.
글로벌 AI 연구센터 개소에 맞춰 영국 케임브리지 AI 센터는 마이크로소프트 케임브리지연구소의 연구소장을 지낸 앤드루 블레이크 박사, AI 기반 감정인식 연구로 유명해진 마야 팬틱 교수(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등을 데리고 왔다. 삼성전자는 AI 관련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국내 산학협력을 통해 한국 AI총괄센터가 전 세계 AI 연구의 허브(Hub)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2020년까지 1000명 이상(국내 약 600명, 해외 약 4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비브랩스 인수 등 스타트업 투자 확대
삼성전자는 지난 3~4년 동안 인공지능 기술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했다. 2016년 11월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 랩스’를 인수했다. 비브의 인공지능 플랫폼은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각자의 서비스를 자연어 기반의 인공지능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기술은 음성 인식 분야다.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음성 인식 분야와 비브 랩스의 생태계 조성 기술이 접목되면 강력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가 완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2017년 11월엔 국내 스타트업 업체로는 처음으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스타트업 ‘플런티’를 인수했다. 플런티는 기계학습(머신러닝), 자연어 처리 등 대화형 AI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2016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크리에이티브 스퀘어’에 선발된 적도 있다. 플런티는 대화형 AI 챗봇 플랫폼을 개발한 업체다. 삼성전자는 AI 플랫폼 ‘빅스비’ 성능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부터 삼성전자 갤럭시 S8, 갤럭시 노트8에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를 탑재했다. 삼성전자의 TV,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에도 음성인식 기능이 채택됐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모든 스마트기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AI포럼 열어 지식 교류
삼성전자는 AI 관련 행사를 통해 지식 교류를 촉진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2018년 9월에는 서울에서 AI 분야 세계적인 석학들을 초청해 AI 관련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응용과 혁신 방향을 모색하는 ‘삼성 AI 포럼’을 개최했다. 작년 11월엔 AI의 미래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 AI 국제협력단체인 ‘PAI(Partnership on AI)’에 한국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가입했다. PAI는 2016년에 AI의 잠재적 위험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윤리적인 AI 연구와 개발을 통해 사회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설립된 국제협력단체다. 삼성전자는 로봇, 자동차 전장(전기·전자 장치), 시스템반도체 등 AI와 연계한 신(新)사업 확대에도 힘쓰는 중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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