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호전에 환율효과까지…잘나가는 의료기기株

입력 2019-08-07 18:04   수정 2019-08-08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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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인도시장 매출 확대 힘입어
덴티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 김기만 기자 ] 제약·바이오주가 급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의료장비업종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과에 대한 실체 파악이 어려운 바이오주와 달리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어 투자 부담이 적다는 평가다.

치과용 의료기기를 만드는 덴티움은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200원(4.41%) 오른 7만5700원에 마감했다. 오스템임플란트(2.82%) 디오(2.76%) 등 다른 임플란트 업체들도 동반 상승했다. 견고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매수세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덴티움은 중국과 인도 등에서 매출이 크게 늘면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냈다. 전날 발표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115억원을 나타냈다. 김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마케팅 비용을 적극 투입한 것 등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수출이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비용 감소를 통한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3분기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디오는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22.7% 늘어난 8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의료장비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도 최근 급락한 바이오주와 차별화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덴티움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19배 수준으로, 동종 업계 평균(24.4배)보다 낮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적 불안 요소로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종목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큰 의료장비주는 원화 약세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혈당측정기 업체인 아이센스는 달러 매출 비중이 35%에 달한다. 원·달러 환율 상승 등에 힘입어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0% 늘어난 87억원에 달했다. 정은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센스는 환율 효과와 자회사 영업이익 개선으로 기대 이상의 2분기 실적을 올렸다”며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6% 올렸다.

신라젠의 항암 신약 ‘펙사벡’ 글로벌 임상 3상 실패 등의 요인으로 최근 급락세를 보인 바이오주는 이날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 바이오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0.12%) 헬릭스미스(-6.27%) 등이 조정을 받았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론적으로는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고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바뀌면서 바이오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돼 있다”며 “하지만 코오롱티슈진과 신라젠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바이오주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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